[5Q 인터뷰] 비밀과 역설-10개의 키워드로 읽는 독일통일과 평화’ 이동기 저자

입력 2020.11.06 09:00

‘비밀과 역설-10개의 키워드로 읽는 독일통일과 평화’ 이 책은

우리나라는 휴전국가이자,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다. 이 때문에 매년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된다. 해외에서도 휴전·분단상태를 우리나라의 위험 요소로 꼽는다. 그래서 통일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방안을 논의하자는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높다.

그렇기에 우리나라는 분단국가였다 통일한 독일의 사례를 주의깊게 살펴보고 분석해야 한다. 1949년 동독과 서독 이중 건국 후 1990년 분단선이 무너지기까지, 독일 통일 과정을 살펴보면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과 여러 부분이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피해야 할 오류들까지.

비밀과 역설-10개의 키워드로 읽는 독일통일과 평화 / 아카넷
이동기 강원대학교 평화학과 교수는 독일의 통일 사례를 연구해 책 ‘비밀과 역설-10개의 키워드로 읽는 독일통일과 평화’를 썼다. 역사를 상세히 되짚고 정치·사회적 상상력을 가미해 재미있게 풀어냈다. 이를 우리나라에 대입하면서도 중요한 함의를 제시한다.

이동기 저자는 ‘흡수통일’이 낳은 통일독일의 문제들을 딛고 독일통일의 과정에서 제기된 오류들을 되풀이하지 않으며 동서독 교류의 역사에서 한반도 평화와 평화정치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비밀과 역설-10개의 키워드로 읽는 독일통일과 평화’를 쓴 이동기 저자에게 다섯가지 질문을 물었다.

Q1. 비밀과 역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자세히는 모르는 이야기. 이 책을 쓴 동기는 무엇인가요?

-2020년은 독일 통일 30주년이자 한국전쟁 70주년이다. 독일은 통일된지 30년이나 지났는데, 한반도는 70년째 분단이 이어진다. 이 와중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위기가 닥쳤다. 그런데, 이 위기가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동체에 심각한 위기가 닥치면 전향적인, 이전엔 상상하지 못했던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 분단대결, 적대가 한반도 공동체를 큰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을 직시한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처만 것만큼 모범적인, 실험적인 평화 정책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독일 사례를 통해 한반도가 배울 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려 쓴 책이다.

Q2. 통일 당시 독일과 지금의 한국, 어떤 점이 닮았고 또 어떤 점이 다를까요?

-사실, 독일과 한반도의 같은 점은 거의 없다. 다른점이 훨씬 많다. 같은점이라면 평화정치, 통일에 대한 국제 조건이 열악했다는 정도다. 독일 통일 당시, 냉전이 해체됐음에도 주변 나라들은 하나같이 독일 통일을 반대했다. 마찬가지로 한반도 분단 극복을 원하는 주변 나라들은 없다고 봐야 한다. 주변 열강을 설득, 유인, 압박하는 독일의 노력이 한반도에도 필요하다.

차이는 너무 많다. 일단 북한의 핵 무장 및 핵 위기는 독일에 없었다.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행위의 주체다. 독일은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정치를 일구려 할 때 여당과 야당, 좌우, 진보와 보수 모두 합의했다. 하지만 한반도, 대한민국에서는 ‘남남 갈등’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 이 근본적인 차이가 한반도를 독일과는 다른 길로 가게 만든 원인이 아닐까.

Q3. 독일의 통일 사례를 반면교사할 때, 한반도가 반드시 피해야 할 정책이나 생각은 무엇일까요?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기 전까지, 동독과 서독의 협력관계, 협력정치가 아주 모범적이었다. 이
부분을 한반도가 배워야 한다.

반면 90년~94년까지 서독 중심의 정치가 이뤄진 나머지, 서독이 동독을 식민화했다고 표현할 정도로 성과와 발전을 누락시켜버린 문제가 있다. 동독 주민의 경험, 기억과 취향 등을 서독 중심으로 획일화시켜버리기도 했다. 이것이 결정적 문제로, 독일 통일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동독과 서독의 차별, 구조적 불평등과 소외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통일은 단순히 정치, 경제 통합이 아니다. 사회문화적인 영역과 일상에서의 경험과 취향이며 가치, 욕망 등을 잘 어우러지게 만드느냐가 문제다. 한반도도 북한 주민의 고유함을 포용하고 화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Q4. 저자로서 독자가 꼭 읽었으면 하는 챕터 혹은 문장을 두세개쯤 선정해주세요.

-이 책 1장의 끝부분을 권한다. 평화정치를 정리한 내용이다. "평화정치는 공포와 불안이 낳는 심리적 소모전략을 단념하는 오해 기제의 극복 노력이다. 제 우려와 관심을 말하고, 상대의 요구와 주장을 듣는 상호 이해의 소통 연습이다. 상대의 관점에서 보는 방법을 배우는 학습 과정이다" 등이다.

평화정치를 여러 각도에서, 하나의 유형이자 덕목이자 방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이렇게 정치가 확장되고 채워져야 한다. 규범이 아닌, 실제 정치 교육 문화 영역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개량돼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Q5.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독자들이 생각할 것 혹은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시국을 위기로 느꼈다. 위기에 걸맞는 공동체 차원의 새로운 대응 전략, 사회적 실천, 이를 위한 공동체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전염병뿐만 아니라 적대, 대결의 위험도 공동체의 평화적 삶을 파괴하고 유린하고 방해한다. 그래서 더 전향적인, 적극적인, 실험과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평화를 준비해야 한다.

정치가들이 통일을 과도하게 선전하는 것, 기대와 희망만 외치는 것을 경계하라. 말에 빠지지 말고, 이 선전을 뛰어넘는 구체적인 실천을 정치가들이 할 수 있도록 독자들이 자극, 압박하고 때로는 동행해야 한다.
'비밀과 역설-10개의 키워드로 읽는 독일통일과 평화’ 이동기 저자 5Q 인터뷰 / 촬영·편집 차주경 기자
※역사책방은 11월 중 출판 강연과 행사를 아래처럼 마련합니다.

11월 5일(목) 19:30 이동기 저자 ‘비밀과 역설-10개의 키워드로 읽는 독일통일과 평화’
11월 12일(목) 19:30 정승욱 저자 ‘홀로 선 자본주의’
11월 14일(토) 19:30 김인철 저자 ‘근대건축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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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동기는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독일 프리드리히 실러 예나대학교 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본대학교 아시아학부 초빙연구원과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HK 연구교수, 강릉원주대학교 사학과 교수를 지냈고 현재는 강원대학교 평화학과 교수다.

이동기 저자
책 ‘OPTION ODER ILLUSION?: DIE IDEE EINER NATIONALEN KONF?ERATION IM GETEILTEN DEUTSCHLAND 1949-1990(선택 가능한 길인가 망상인가: 1949-1990년 분단 독일의 국가연합안)’, ‘20세기 평화텍스트 15선’, ‘현대사 몽타주: 발견과 전복의 역사’가 있다.

옮긴 책으로 ‘하버드-C.H.베크 세계사: 1945 이후-서로 의존하는 세계(공역)’, ‘역사에서 도피한 거인들: 역사는 끝났는가’, ‘근대세계체제 Ⅲ(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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