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자 얼굴 ‘똑 닮은’ 아바타로 가상 전시관 누빌 수 있어
이용자간 소통 용이, 실물 상품 제공으로 이용자 참여도·흥미 ↑
전시 참여사와 소통 수단 한정적인 것은 단점

게임 엔진 개발사 유니티코리아는 1일 온라인 콘퍼런스 ‘유나이트 서울 2020’을 개최했다. 유니티 엔진 사용 예로 네이버 제트(Z) ‘제페토 앱’으로 만든 가상 전시관도 마련했다.

제페토는 인공지능(AI) 얼굴인식 기술을 활용한 3D 아바타 소셜 플랫폼이다. 세계 누적 가입자 수는 10월 기준으로 1억9000만명에 달한다.

제페토 앱 내 유나이트 서울 가상 전시관을 방문한 모습 / 오시영 기자
제페토 앱 내 유나이트 서울 가상 전시관을 방문한 모습 / 오시영 기자
유나이트 서울 2020 가상 전시관을 보려면 제페토 앱에 가입·로그인해서 아바타를 만든 뒤, 유나이트 서울 2020 맵에 입장하면 된다. 얼굴 사진만 찍으면 제페토 앱이 자동으로 인식해 어울리는 아바타를 만들어준다.

유니티는 행사 기념으로 티셔츠, 후드, 모자 등 아바타용 아이템을 마련했다. 이용자는 행사장 입장 전에 무료로 지급되는 사이버머니로 패션 아이템을 사서 캐릭터를 꾸밀 수 있다.

행사장은 ‘리얼타임 맵’과 ‘인터랙티브 맵’으로 나뉜다. 리얼타임 맵은 층별로 영상 상영관과 전시 공간으로 구성된다. 인터랙티브 맵은 넓은 홀이다. 두 맵은 블랙홀 모양 문으로 드나들 수 있다. 이용자는 아바타를 조작해 자유롭게 행사장을 둘러볼 수 있다. 문자나 목소리로 다른 방문자와 상호작용할 수도 있다.

행사장에는 게임·영화·자동차·건축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된 유니티 기술을 둘러볼 수 있도록 부스가 마련된다. 부스에 배치된 조형물, 영상물을 보면서 안내판과 상호작용하면 참가 작품과 기업을 소개하는 인터넷 페이지와 연결된다.

유나이트 서울 2020 제페토 가상 전시관 방문 영상. 13분부터 다른 이용자와 소통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오시영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를 휩쓴 후, 콘퍼런스나 행사를 가상 공간에서 연 사례는 여러 개 있다. 한국게임학회가 6월 개최한 학술대회, 경기 성남시가 7월 개최한 2020 인디크래프트 등이 앞서 가상 공간에서 열렸다.

유나이트 서울의 가상 전시관은 이미 세계에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제페토 앱’을 활용한 덕에 접근하기 쉽다. AI 기술을 활용한 아바타를 만들고 꾸미는 경험도 좋았다. 영상물 위주로 꾸민 다른 행사와 달리, 전시장 특성에 맞는 아기자기한 소품과 전시물을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제페토 앱은 모바일 플랫폼으로 한글 채팅을 지원한다. 음성 채팅 접근성도 좋아 주변 관람객과 손쉽게 소통할 수 있었다. 가상 행사장과 연계해 실물 상품을 제공하는 행사를 다수 마련해 이용자 참여 및 흥미를 끌어낸 점도 눈에 띄었다. 스탬프 투어, 아바타 꾸미기 행사 등에 참여하면 추첨으로 실제 의류나 게임기, 삼성전자 갤럭시S20 스마트폰 등을 받을 수 있다.

행사에 ‘수연’이라는 아이디로 참여한 한 이용자는 "게임을 평소에 좋아해서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며 "다양한 구경거리와 제페토 아이템, 실물 상품을 아우르는 혜택을 마련한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제페토 앱을 설치한 이후, 아바타를 생성해야 한다. / 오시영 기자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제페토 앱을 설치한 이후, 아바타를 생성해야 한다. / 오시영 기자
개선할 점도 있었다. 부스 전시물과 안내판을 제외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없어 아쉬웠다. 더 많은 상호작용 요소를 설계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앞서 열린 다른 가상 공간 행사에서는 전시장에 안내인이 상주하며 이용자 질문에 답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시장 바닥 등 그래픽이 매끄럽게 구현되지 않은 점도 고쳐야 한다. 그러다보니 마치 캐릭터가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행사장을 화면이 좁은 모바일 환경으로 만든 탓에, 그래픽이 매끄럽지 않아 조금만 들여다봐도 어지러움이 느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