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비대면 결제 시장에서 맞붙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온·오프라인 채널을 연계한 O2O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다. 양사는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비대면 결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선보이고 선점에 나서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지난해 선보인 스마트 주문은 지난 9월 기준 주문 건 수가 전년 대비 약 117배 증가했다. 주문금액도 같은 기간 57배쯤 늘었다. 카카오가 지난해 2월부터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챗봇 주문’ 역시 코로나19 이후 사용률이 늘었다. 7월 참여 카페의 카카오톡 채널 친구 수는 최대 20배, 챗봇 주문 재사용률은 최대 70% 증가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라 매장 방문 없이 주문·결제가 가능한 비대면 주문 서비스가 보편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네이버 스마트주문(왼쪽)과 카카오 챗봇 주문 / 각 사 제공
네이버 스마트주문(왼쪽)과 카카오 챗봇 주문 / 각 사 제공
네이버 스마트 주문은 비대면 원스톱 주문·결제 서비스로 메뉴 확인, 포장 또는 테이블 주문 선택, 결제 등을 지원한다. 네이버는 최근 한국도로공사와의 업무협약을 맺고 연내 고속도로 휴게소 약 70곳에 스마트 주문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 내년 말까지 약 150곳에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박일성 네이버 스마트 주문 담당 리더는 "앞으로도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 중소형업체(SME) 등 다양한 사업자들의 생계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스마트 주문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챗봇 주문은 카카오톡 안에서 주문·결제·적립이 가능한 서비스다. 결제 시 카카오톡으로 스탬프를 자동으로 적립해주며 스탬프가 완성되면 무료 음료 쿠폰으로 교환해준다. 현재 카페 위주로 도입돼 있으며 특히 만화카페 등 특화 매장에서 사용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최근 식당 등으로 업종을 확대 적용해나가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챗봇 주문을 도입한 매장은 10월 기준 약 453개며 코로나19 이후 점주들의 설치, 문의에 비대면·원격 방식으로 대응을 하고 있다"며 "정식 서비스 론칭 시기는 미정이다"고 설명했다.

온·오프라인 결제 서비스 경쟁 치열

양사의 경쟁은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네이버는 스마트주문 등 높아진 비대면 결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결제를 시작했다. 이용자는 전국 7만여 개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향후 신용카드 결제 기능 등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일찍이 오프라인 결제를 제공해온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페이 UI∙UX 개편으로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강화했다. 화면 상단에 ‘결제’ 바코드, ‘멤버십’ 바코드와 함께 ‘쿠폰함’을 배치했다. 이용자 유인을 위해 할인 혜택을 내세운 것이다. 쿠폰함 옆에는 지도 아이콘을 배치해 가맹점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양사는 코로나19로 대세가 된 비대면 결제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은행의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근 국내 지급결제 동향’에 따르면 올해 1~9월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비대면 결제액 잠정치는 일 평균 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대면결제 역시 플라스틱 실물카드 이용률은 5.6% 감소한 반면 QR코드 결제 등 모바일기기 이용률은 18% 늘었다.

실제 양사의 핀테크 부문은 실적을 뒷받침하는 효자 사업으로 떠올랐다. 네이버는 3분기부터 핀테크 매출을 별도로 분류하며 투자 의지를 내비쳤다. 네이버의 핀테크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7.6% 성장했다. 카카오페이를 포함한 카카오 신사업 부문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39%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제 서비스는 커머스 등 다른 사업과 연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크다"며 "금융권이나 토스 등과의 경쟁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