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퀀텀 점프하는 계기로 삼고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전초기지로 자리잡겠다고 밝혔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23일 ‘SK바이오사이언스 IPO 기자간담회’에서 "의약품 위탁생산과 관련 기술 플랫폼을 토대로 사업 확장을 꽤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앞서 5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오는 3월 4~5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청약은 9~10일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주당 4만9000원~6만5000원 선이다. 공모 규모는 2295만주다.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총 1조4918억원이다.

IPO로 확보한 자금은 주로 시설 투자에 활용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시설 투자에 4000억원, 플랫폼 기술 확보에 1000억원을 활용하고자 한다"며 "글로벌 현지화(global localization) 작업에는 500억~1000억원,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연구개발(R&D)에는 1500억~2000억원, 나머지는 운영 자금에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코로나19로 추가 사업 기회 얻었다고 판단, 퀀텀 점프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업체 간 파트너십이 강화되고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과 자체 백신 개발에 특히 집중하겠다"고 했다. 회사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와 각각 코로나19 백신 CMO, CDMO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백신은 우리나라 국가 예방접종에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현재 개발중인 자체 코로나19 백신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안 대표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mRNA 방식이 아닌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며 "mRNA 방식은 신속하게 개발해 접종하기에는 획기적인 기술이지만, 유효성과 안전성, 경제성, 유통 편리성 측면에서 볼땐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이 더 우세하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 파이프라인은 NBP2001과 GBP510 등 두 가지다. NBP2001은 임상2상을, GBP510은 임상1/2상을 진행 중이다. 안 대표는 "일각에선 너무 늦게 개발에 나선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현재 나온 백신들의 항체 지속기간 등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백신 수요는 지속될 것이다"라며 "유통이 어려운 백신이 향후 접종에 계속 쓰일 가능성은 없는 만큼 블록버스터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 기술과 첨단 바이오 생산 및 공정 플랫폼을 모두 갖춘 국내 유일 기업이다"라며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바이오 플랫폼 허브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SK케미칼의 백신 사업부문에서 물적분할 해 설립됐다. SK케미칼은 2006년부터 자체 개발 백신 연구를 시작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인플루엔자와 대상포진, 수두 백신 등을 생산하기 위한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부터 자체 백신 후보물질 개발을 진행 중이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