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시장 개화하는데 규제 발목잡힌 韓

입력 2021.03.04 06: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은 예술 업계가 대체불가능토큰(NFT)에 눈을 돌린다. 북미와 유럽, 일본 등에서는 다양한 NFT 활용 사례가 등장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수익원을 잃은 산업군에서 디지털 예술품과 게임 아이템 등을 NFT화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모습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이다. 디지털 소유권에 대한 개념도 생소한데다가 규제 이슈도 겹쳤다.

NFT란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것을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 또는 자산화하는 것을 일컫는다. 토큰 1개당 특정 가격을 나타내는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NFT는 토큰 1개당 예술품이나 게임 아이템 등에 대한 희소 가치를 나타낸다.

/게티이미지
해외서 특히 각광…거래 규모만 수백억원 이상

해외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NFT 활용 사례는 예술품이다. 최근 실리콘밸리 기반 블록체인 업체 ’오리진프로토콜’은 미국 DJ 블라우(3LAU)의 한정판 음반에 대한 NFT 경매를 진행해 132억원쯤을 모금했다. 이는 NFT 경매 사상 최고 기록이다. 경매는 세계인을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주요 투자자는 미국과 유럽, 중국 출신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에서는 유명 싱어송라이터 ‘그라임스’가 NFT화한 미술품을 경매에 부쳤다. 북미권 참여자가 대부분이었던 해당 경매에서 그라임스는 67억원 이상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아이템에도 NFT가 적용되고 있다. ‘팩맨’으로 유명한 미국 비디오게임사 아타리는 지난해 NFT 거래 플랫폼 ‘왁스’와 손잡고 게임 내 아이템을 NFT 형태로 발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콘솔 게임기에서 NFT가 활용되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 산업도 NFT가 등장했다. 일본 출반사 슈에이샤는 블록체인 인증서 발급 업체와 손잡고 원피스와 베르사유의 장미, 이노센트 등 3개 작품에 블록체인 인증서를 발급하기로 했다. 종이로 된 만화 원화에 블록체인 인증서를 발급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영구적으로 기록하기 위한 행보다.

해외에서 NFT 경매를 진행한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콘서트와 미술 전시 활동을 주요 수익원으로 하는 아티스트가 수익을 내지 못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NFT 기반 디지털 음원 및 예술품 경매에 나서고 있다"며 "시장 규모도 2019년 대비 4배 이상 커지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이제 막 기지개? 규제 발목 지적도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NFT 개념이 아직 생소하다. 여기에 게임 아이템을 NFT화를 두고 규제기관이 부정적인 의견을 낸 선례가 있다. 업계가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이유다.

앞서 우리나라 게임물관리위원회는 NFT를 사행행위로 보고 게임사 스카이피플이 개발한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에 대해 ‘등급분류를 받을 수 없는 게임물’로 분류했다. 사실상 등급을 거부당해 서비스를 접어야 하는 셈이다. 게임위는 게임 아이템을 NFT로 자산화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게임위의 이러한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게임위는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 노드브릭이 개발한 게임 ‘인피니티스타’에 대해서도 등급거부 판정을 내렸다. 게임 안에서 활용되는 주요 자산인 NFT를 ‘사행성 조성 매개’로 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해외처럼 대대적으로 NFT 경매를 진행하기 보다는 특정 서비스를 사용하면 아티스트의 예술품 NFT를 선물로 증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실제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는 친구 초대를 통해 자체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에 가입한 회원에게 그래피티 아티스트 ‘키스 헤링’의 예술품 NFT 카드를 증정한다고 밝혔다. NFT 경매를 통한 사용자 참여 보다는 증정을 통해 NFT에 대한 소비자 경험을 우선 끌어 올리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NFT 경매시 한국에도 경매권을 부여하지만, 기대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한국에선 NFT나 디지털 소유에 대한 개념이 낯선데다가 NFT에 대한 부정적 선례도 있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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