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업비트 이어 빗썸도 상장 폐지 소송 휘말려

입력 2021.06.25 06:00

드래곤베인, 빗썸 상대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소제기

업비트와 피카프로젝트의 상장폐지 관련 소송이 예고된 가운데 빗썸 역시 소송에 휘말렸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드래곤베인(DVC)이 빗썸을 상대로 상장폐지 효력 정지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거래소의 상장폐지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상장폐지 요건 해당한다고 보기엔 무리"

2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드래곤베인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한별은 이날 빗썸을 상대로 상장 폐지 효력을 정지하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는 빗썸이 6월 17일 드래곤베인을 상장폐지한 데 대한 대응 조치다. 빗썸은 ▲상장 시 대비 시가총액 하락 ▲기술 개발·사업 현황 미비 ▲홈페이지와 SNS 등 커뮤니케이션 채널 비활성화를 문제삼아 드래곤베인의 상장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강민주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 "상장폐지 목록에 실제 부실한 코인도 있지만 드래곤베인은 기술 개발과 사업 진행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점에서 억울하다"며 "드래곤베인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측은 드래곤베인이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과 로드맵 이행으로 사업 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빗썸의 상장폐지 기준이 불명확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드래곤베인은 가상현실 플랫폼이다. 가상현실 렌더링, 가상현실 디스플레이 장비, 가상현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품군, 블록체인 네트워크, 엣지 네트워크 컴퓨팅을 기반으로 가상현실 진입장벽을 낮추고 콘텐츠 제작자 이익 보호가 목표다. 올해는 대체불가능토큰(NFT) 마켓을 출시하는 한편 스트리밍 플랫폼을 런칭하면서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내놨다. 아울러 교육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백서도 업데이트했다. 이를 위해 다수의 프로젝트와 서비스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드래곤베인 관계자는 "빗썸의 상장폐지로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됐다"며 "특히 코인 가격이 폭락해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만큼 법적인 다툼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피카 "상장피 챙겨" VS 업비트 "허위사실 유포"…줄소송 예고

드래곤베인과 빗썸의 소송전은 피카 프로젝트와 업비트의 소송전이 예고된 가운데 나왔다. 다만 두 소송은 상장폐지 절차와 근거에 초점을 맞춰 법원을 설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앞서 업비트로부터 상장 폐지 조치가 내려진 피카도 소송 전에 나서면서 가상자산 거래소와 블록체인 프로젝트 간 줄소송이 예상된다. 국내 거래대금 1위인 업비트는 6월 18일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25개 프로젝트 중 24종을 일괄 상장 폐지하면서 시장이 한 차례 휘청거렸다.

특히 업비트와 피카는 폭로전을 벌이면서 논란이 거세졌다. 피카는 업비트가 상장 과정에서 상장피를 받고 약 2억5000만원 상당의 이벤트 물량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업비트가 이중 3%만 마케팅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내다팔아 거액을 챙겼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피카는 법무법인 은율을 통해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상대로 ‘거래지원종료결정 무효 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업비트는 피카가 유통 물량의 2.7배에 달하는 코인을 유통한 점을 문제 삼았다. 상장 폐지가 합당했다는 주장이다. 또 업비트는 피카가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김앤장과 태평양, 광장 등 ‘빅3’ 법무법인과 함께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강민주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구체적인 상장절차와 약정 위반을 문제 삼는 것으로 유의종목 지정 후 충분한 소명이 이뤄진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며 "드래곤베인의 시가총액이 하락하지 않고 상승한 점을 빗썸이 확인했음에도 급하게 상장 폐지를 결정한 데 대해 명확한 근거를 들어 반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코인정리 이어질 전망…투자자 피해 우려

가상자산 사업자는 특정금융법(이하 특금법) 시행으로 오는 9월 24일까지 신고수리를 받아야 하는 만큼 거래소의 코인 정리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그만큼 투자자 피해도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당초 부실 코인을 주먹구구식으로 상장했던 거래소가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유조차 설명하지 않고 기습적으로 상장폐지 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는 "투자자는 대형 거래소가 충분한 검증을 한 후 상장을 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후 명확한 기준과 사유없이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특히 대형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은 대규모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 폐지를 결정해야 할 중대한 결함이 없다면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소송에 나서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강민주 변호사는 법원의 판단이 향후 코인 상장과 폐지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건전한 거래 환경이 조성돼 이용자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 변호사는 "업비트와 빗썸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상장폐지 등과 관련해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다"라며 "그동안 상장과 폐지에 대한 기준이 없고 주요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상당한 혼란이 일었다. 법원의 판단이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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