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적으로 미래 비즈니스의 키워드로 가장 뜨겁게 꼽히는 단어가 있다. 메타버스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공 혹은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다(多)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IT 산업의 핵심 키워드로 꼽는 메타버스는 단순한 가상현실 속의 세계와는 다르다. 발전 가능성과 더불어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기회와 가능성으로 가득찬 평평하고 무한한 기회의 땅이다. 기업들이 이 분야에 성장 속도를 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시대가 온다’에서 저자 최형욱은 메타버스를 단순한 소개의 영역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관점에서 ‘가상경제’라는 실체적인 개념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풀어낸다.

삼성전자, 매직에코를 거쳐 라이프스퀘어의 이노베이션 캐털리스트로 다양한 혁신 프로젝트를 기획, 실행하며 메타버스가 세상에 윤곽을 드러낸 초창기부터 꾸준히 연구해 왔다는 그는 변화의 변곡점이 바짝 다가왔음을 강조한다.

인터넷의 진화 속에 현실의 메타버스는 하나의 정의로 규정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새로운 구글이, 새로운 인류가 탄생할 수도 있다. 가상경제의 규모가 실물 경제에 육박할 수도 있고, 가상세계의 인구가 지구 인구의 몇십 배가 될 수도 있다. 하루를 보내는 시간에서 가상세계에서의 비중이 점점 커지다가 역전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단순히 상상이라 치부하기에는 변화의 속도가 급진적이고 가파르다.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시대는 그 변화의 크기만큼 기회의 크기도 크다. 결코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은 추천사에서 "싸이월드 등 우리에게 익숙한 많은 사례들로 쉽게 풀어가며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가지고 올 미래를 흥미롭게 전개해 나간다"며 "메타버스에 올라타려는 혹은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라고 소개했다.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시대가 온다
최형욱 지음 | 한스미디어 | 388쪽 | 1만7000원

10줄 요약 ‘8장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의 시대’

1. 연결은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연결의 중심에 있는 플레이어에게 힘과 권력을 주었다. 디지털로 만들어진 미디어와 체인처럼 연결된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기존의 미디어를 넘어서는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개인이 출현했다. 모든 것이 클라우드 기반의 연결로 전환되면서 이를 통해 개인이 기억할 수 있는 용량과 활용할 수 있는 지능까지 확장되고 있다.

2. 메타버스에서 개인은 복수 개의 존재와 정체성을 가진다. 제페토의 나와 로블록스의 나, 페이스북의 내가 다른 것이다. 다중 정체성은 메타버스의 큰 장점이다. 상상에 제약이 없는 세상에 존재와 정체성의 제약이 없는 수많은 버추얼 미가 조합되면 리얼월드에서 가능하지 않았던 많은 일이 끝없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3. 패션 디자이너이자 모델이며 뮤지션인 릴 미켈라(Lil Miquela)와 이케아의 임마(Imma), LG전자가 선보인 래아 킴(Reah Keem)은 버추얼 인플루언서이다. 이들은 가상인물이지만, 현실세계에서 태어났고 가상세계에 살지만 현실세계에만 알려진 특별한 존재다.

4. 삼성은 네온 프로젝트를 통해 네온 인공인간을 쉽게 제작할 수 있는 네온 스튜디오를 선보였다. 미리 준비되어 있는 아바타 중 원하는 모델을 고르고 설정된 값을 새롭게 튜닝하면서 영상과 내레이션 등을 커스텀할 수 있다. 가상휴먼의 대중화를 만들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공개한 셈이다. 향후 네온 슈퍼스타를 통해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제작하는 서비스와 개인 비서 서비스인 마이네온까지 확장하면서 누구나 쉽게 가상 휴먼을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5. 포트나이트 개발사인 에픽게임즈가 언리얼 엔진을 베이스로 개발한 클라우드 스트리밍 앱 메타 휴먼 크리에이터를 이용하면 고도로 디테일한 버추얼 휴먼을 개발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 작업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메타 휴먼의 시대를 바짝 단축할 마중물이 될지 모른다.

6. 메타버스의 핵심 요소 중 하나를 가상세계 내부에서 작동하는 경제시스템이라고 언급했다. 이 시스템 체계하에 이뤄지는 모든 경제 활동을 가상경제라고 정의할 수 있다. 세컨드 라이프는 린든달러로 운영되는 경제 시스템이 있고, 싸이월드는 도토리 경제가, 로블록스는 플레이어들에게 수익을 거둘 수 있고, IMVU나 제페토는 크레딧을 지불해 아이템과 옷을 구매할 수 있다.

7. 메타버스 내의 많은 서비스와 가상세계가 초기에는 자체 코인을 발행해 운영했는데 최근에 등장하는 서비스는 암호화폐를 자체 코인의 베이스로 이용하고 있다. 3D 아바타 소셜 채팅 서비스 IMVU는 자체 크레딧과 별로도 암호화폐인 VCOIN을 론칭해서 함께 이용하고 있고, 현실 세계 지도에 맵핑된 가상 부동산 거래 플랫폼 업랜드도 UPX라는 자체 암호화폐를 구매 화폐로 통용시키고 있다.

8. 페이스북은 자체가 거대한 메타버스의 일부다. 페이스북은 2019년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 리브라를 론칭했다. 페이팔, 마스터카드, 이베이 등 유수 기업이 초기 연합에 합류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금융계에서 부정적인 목소리와 반대 의견을 내면서 잠정 중단됐다. 페북은 중앙은행디지털화폐(CDBD) 발행이 이슈가 되면서 리브라는 디엠으로 가상자산 월렛 칼리브라는 노비로 명칭을 변경하고 암호화폐 디엠의 출시를 위해 애쓰고 있다. 페이스북은 어떤 국가보다 큰 사용자 규모를 가진 메타버스 금융 제국이 될 수 있다.

9. 디지털 가상경제 내에서 가치를 내재화할 수 있는 대상을 가상자산이라 부른다. 게임에서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 전자화폐, 전자 주식 및 어음 등은 제외한다. 특금법 개정으로 암호화폐는 가상자산에 포함됐지만, 여전히 가상자산은 금융자산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가상상품은 네트워크 내에서 유통되는 디지털 형태의 상품을 의미하는데 메타버스에서는 대부분 아이템의 형태가 많다.

10. 가상경제의 이슈들은 대부분 가상세계 자체의 이슈라기보다 현실세계에 걸쳐 있는 인간의 욕망과 탐욕, 희망과 혁신의 의지에서 기인하므로 현실과 관계된 이슈로 해석된다. 신뢰와 안정성, 투명성이 부족하고 변동성과 휘발성이 크다. 비효율성과 보안의 취약성도 내재했다. 과세와 형평성 이슈도 존재한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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