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네이버와, 현대백화점은 KT와 손을 잡았다.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한 유통·물류 고도화가 목적이다. 유통업계는 빅데이터·AI를 활용해 기존 판매 분석을 넘어 수요·트렌드 예측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인 e커머스 시장은 빅데이터·AI를 통해 물류 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송호섭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왼쪽)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송호섭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왼쪽)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최근 네이버와 업무협약을 통해 빅데이터·IT·메타버스 등 분야에서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력 프로그램을 함께 개발·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양사가 보유한 경쟁력 있는 서비스들을 토대로, 상호 보완 및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함께 포괄적으로 개발해 보자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는 이미 빅데이터로 인기 상품을 발굴 중인 스타벅스가 국내 AI·빅데이터 강자로 평가받는 네이버와 손잡았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각사 회원들의 소비패턴을 기반으로 한 미래 수요 및 인기 상품 예측에 더 많은 데이터와 고도화되고 정교한 분석이 필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인들은 최근 롯데쇼핑이 중고나라 지분을 인수한 것도 스타벅스-네이버와 동일한 맥락으로 보고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을 갖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중고나라 회원들이 주목하는 상품과 소비패턴 등 빅데이터에 더 높은 가치를 두었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 경쟁은 기존 시장·상품판매분석을 넘어 소비자 수요와 트렌드를 예측하는데 이르렀다"며 "e커머스 등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이는 시장에서 AI·빅데이터는 이미 없어서는 안될 요소가 됐다"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도 자사 유통·물류 분야 디지털혁신을 위해 KT와 손잡았다. KT의 AI, 빅데이터 역량을 기반으로 AI기반 유통·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빅데이터로 서비스·마케팅 경쟁력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스타벅스와 마찬가지로 이미 빅데이터로 고객·매장 관리를 해 온 기업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더 고도화된 수요 예측이 필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호진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장은 "다양한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물류와 배송에 있어 AI·빅데이터 비중은 더 높다.

배달의민족은 라이더 추천 배차 관리에 AI·빅데이터를 활용한다. 배달 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도 빅데이터를 배달에 활용해 배송시간을 줄였다.

쿠팡·네이버·SSG 등 e커머스 플랫폼이 도입한 물류센터와 배송 시스템도 AI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쿠팡의 AI 머신러닝은 소비자 기존 주문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으로 상품 주문량을 미리 예측해, 이를 기반으로 전국 쿠팡 풀필먼트센터에 위치별로 나눠서 미리 상품을 구비하는 것이 특징이다. 쿠팡 AI는 물류센터에 입고된 상품을 어디에 진열할지, 진열된 상품을 어떤 동선으로 꺼내 올지 결정한다. 또 출고된 상품을 배송트럭의 어느 자리에 놓을지도 미리 지정한다. 배송트럭 이동 동선 역시 쿠팡 AI가 결정한다.

쿠팡 물류센터 / 쿠팡
쿠팡 물류센터 / 쿠팡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운영하는 대규모 물류센터에 자사 머신러닝 AI 기술인 ‘클로바 포캐스트’를 적용했다. 클로바 포캐스트는 물류 수요 예측 AI로 주문량을 하루 전에 예측해 익일배송, 당일배송 등 배송 시간을 단축한다. 네이버에 따르면 클로바 포캐스트의 상품 수요 예측 정확도는 95% 수준이다. 이용자의 구매기록을 광범위한 정보와 결합해 수요 예측 정확도를 높인다는 설명이다.

신세계 SSG닷컴도 자사 물류센터 ‘네오(NE.O)’에 머신러닝 AI를 적용했다. 2014년부터 축적한 이용자들의 소비 빅데이터를 접목해 상품 수요를 예측한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