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이하 에디슨)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 와중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까지 에디슨의 인수 방법을 지적해 인수 과정이 난항에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에디슨은 공동관리인 선임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쌍용차 관리인으로 이승철 부사장을 추가 선임해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냈다. 이 부사장은 쌍용차 출신으로 구매담당 부사장까지 지낸 인물이다. 현재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이용원 전 쌍용차 전무다.

관련업계에서는 에디슨이 공동관리인을 선임하려는 배경으로 쌍용차 경영진에 대한 불신을 지목하고 있다. 에디슨이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된 이후에도 쌍용차의 독자적 행보를 전개하는 등 비협조적이라는 것이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전경 /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전경 / 쌍용자동차
반면 쌍용차는 채권단은 에디슨의 공동관리인 선임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관계자들을 공정하게 조율할 수 있는 공동관리자가 선임돼야 하는데 인수인이 공동관리인을 추천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에디슨의 공동관리인 선임과 관련해 "상거래 채권단 쪽에서 반대하고 있는 등 반대 목소리가 거센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정관리라는 취지에 맞게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에디슨 측은 법원에 결정과 관련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에디슨 관계자는 "법원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알 수 없다"면서도 "법원이 불허한다고 해도 계약을 파기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의 결정 사항에 따라 대응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동관리인 선임을 두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 에디슨의 쌍용차 인수방식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장은 27일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대출 받아 사업을 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M&A(인수・합병) 중에서 가장 안 좋은 방식인 전형적인 LBO(인수할 기업의 자산이나 향후 현금흐름을 담보로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기업을 인수 방법)다"며 "에디슨의 사업 계획성을 따져보겠지만 그와 별개로 에디슨이 얼마만큼 돈을 지원할지 굉장히 신경을 써가며 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돈 일부분만 집어넣고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인수 주체에서 재무적투자자(FI)가 얼마나 충실히 들어오는지 자기 능력으로 얼마나 외부자금 끌어올지도 면밀히 보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에디슨모터스의 회생계획안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상거래 채권자 중 1~5% 정도만 변제하고 털겠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상거래 채권자들이 동의할지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쌍용차 채권단 중 하나인 산업은행의 수장이 에디슨의 인수방식 및 회생계획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구심을 들어내자 일각에서는 에디슨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쌍용차는 3월1일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단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법원의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와 에디슨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은 상태로 보인다"며 "인수가 된다고 해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 이어 "이 회장이 직접 나서 비판적인 이야기를 했고 이것이 채권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쌍용차와 에디슨이 회생계획안을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