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검은색이 그 대표적인 예다. 겉으로는 가장 어두운 무채색으로 인식되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의미가 숨어 있다. 권위와 위엄, 신비로움, 안정감, 보호, 결단력, 그리고 품격까지 검은색은 단순한 어두움을 넘어 강렬한 상징성을 품고 있다. 많은 컬러리스트들이 검은색이 지닌 힘을 특별하게 평가하는 이유다.제네시스는 이러한 색의 힘에 주목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플래그십 세단 ‘G90 블랙’이다. 브랜드는 검은색을 통해 우아함과 고급스러움, 그리고 진정성을 표현하며, 단순한 색상의 확장이 아닌 플래그십 모
볼보의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90이 두 번째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변화의 폭은 작지만 만족도는 크다. 디자인의 세련미,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정제된 주행 감각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플래그십 SUV로서의 존재감을 한층 강화했다. 볼보가 ‘변화’보다 ‘완성’을 택한 이유를 보여주는 모델이다.XC90은 2002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볼보의 글로벌 도약을 이끈 핵심 모델이다. 당시 볼보 첫 대형 SUV로 미국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며 출시 첫해 8만대 이상이 판매됐다.2015년 등장한 2세대 XC90은 볼보의 디자
현대자동차는 6년 전 자사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인업의 정점을 책임질 플래그십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선보였다. 국내는 물론 미국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단숨에 현대차 SUV 패밀리의 얼굴로 자리 잡았다. 올해 초 등장한 신형 팰리세이드는 출시와 동시에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팰리세이드 최초이자 현대차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처음으로 탑재한 모델로 흥행의 방점을 찍었다.2세대 팰리세이드는 뚜렷한 신차 효과를 보이며 현대차 대표 볼륨 모델로 위상을 과시했다. 출시 전 진행한 사전계약 첫날에는 3만3567대가 계약
'더 뉴 아이오닉 6'는 단순한 부분변경 모델이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안팎의 디자인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성능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아이오닉 6에서 지적되던 단점은 상당 부분 해소됐고 매력은 한층 더해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대차의 변화 전략은 성공적이다. 더 뉴 아이오닉 6는 전기차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우리가 원하는 전기차의 미래상을 보여준다. 완성도 높인 디자인, 공력 성능 개선새로운 아이오닉 6는 신차 수준의 디자인 변화를 거쳤다. 아이오닉 브랜드의 핵심 요소인 ‘파라메트릭 픽셀’을 유지하면서도 범퍼와 램프 디자
에스컬레이드는 이름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1998년 1세대 출시 이후 캐딜락을 대표하는 모델이자 아메리칸 럭셔리 SUV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26년간 5세대까지 진화한 에스컬레이드는 전 세계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며 스테디셀러로서 입지를 다졌다. 올해 4월 선보인 ‘더 뉴 에스컬레이드’는 전통과 첨단을 결합한 진보적 플래그십 SUV로 다시 태어났다. 압도적 존재감, 강렬한 첫인상신형 에스컬레이드는 전면부 디자인 변화를 통해 한층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헤드램프는 기존 가로·세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를 통해 ‘럭셔리 SUV’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SUV는 투박하다’는 기존 인식을 단숨에 뒤집었다. 이후 타 브랜드들이 고급 SUV 시장에 속속 뛰어들었지만 레인지로버는 언제나 한발 앞서며 이들의 추격을 따돌렸다.랜드로버는 브랜드 정체성을 바탕으로 스포츠성을 강화한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라인업에 추가했다. 이어 자사 맞춤형 고성능 부서 SV(Special Vehicle)를 통해 ‘SVR’이라는 장르를 창출했고 최근 이를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에디션 투’로 진화시켰다. 정제된 고성능 디자인랜드로
‘그랑 콜레오스’로 부활한 르노코리아가 이번엔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르노는 자체 담금질을 거친 신형 전기차 ‘세닉 E-테크 100%’(이하 세닉 일렉트릭)를 통해 전기차 주도권 경쟁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2022년 전기차 ‘조에(ZOE)’ 단종 이후 3년 만의 재도전이자 르노코리아 입장에선 시장 재입지를 노리는 중요한 시험대다.세닉 일렉트릭은 1996년 출시돼 ‘1997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됐던 유럽 최초의 중형 다목적차(MPV) ‘세닉’을 뿌리로 한다. 메간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작된 세닉은 출시 초기 큰 인기를
디 올 뉴 넥쏘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차다. 처음 전기차를 탔을 때보다 더 강렬한 감흥이 있다. 현대자동차는 7년 만에 완전히 새롭게 진화한 넥쏘를 선보였다. 신형 넥쏘는 더 강력해졌고, 더 편리해졌으며, 더 멀리 간다. 이는 수소차 기술에 대한 현대차의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워진 디자인… SUV 감성 강조신형 넥쏘는 보는 순간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전 모델보다 훨씬 완성도 높은 인상을 준다.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 ‘아트 오브 스틸(Art of Steel)’을 바탕으로 한 외관은 강인하면서도 유려한 스포
마세라티는 한때 페라리와 함께하며 영광을 누렸지만 그 그늘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추구하는 방향은 분명히 달랐음에도 엔진을 공유했다는 이유로 독자적인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마세라티는 페라리의 꼬리표를 떼고 독자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그 상징이 바로 브랜드의 새 시대를 알리는 ‘MC20’이다. 완전히 자체 기술로 개발한 MC20은 마세라티가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드러내는 모델이다.마세라티는 차량 이름을 간결하게 짓는 것으로 유명하다. 예컨대 고성능 플래그십 세단 ‘콰트로포르테(Quattroporte)’는
고성능 스포츠카는 많은 것을 감수해야 하는 차로 여겨져 왔다. 연비는 물론 넉넉한 적재공간도 기대하기 어렵다. 하나를 얻기 위해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말처럼 1세대 메르세데스-AMG GT 역시 단 두 명만 탈 수 있는 구조에 작은 트렁크 공간을 갖추고 주행 성능에만 집중한 차였다.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는 1세대 출시 10년 만에 완전히 달라진 2세대 AMG GT를 선보였다. 직접 시승한 신형 AMG GT는 성능은 물론, 1세대에서 지적됐던 아쉬운 요소들을 대부분 개선하며 고성능 스포츠카에서 감수해야 했던 불편함을 말끔
포르쉐 911의 변화는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늘 민감한 이슈다. 특히 전동화는 정체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품은 911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이들도 많다. 무게 증가로 인한 주행 성능 저하가 가장 큰 이유다.그럼에도 포르쉐는 911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규제에 타협한 결과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타협이 아닌 ‘진보’다. 규제를 수용하면서도 성능 개선을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911의 T-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단순한 탄소 감축 수단이 아니다. 포르쉐는 이를 위해 엔
‘원조’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능력 있는 신예들이 등장해도 원조의 아성을 넘기란 쉽지 않다. 지프의 픽업트럭 ‘글래디에이터’가 그 대표적 사례다. 윌리스 MB부터 이어져 온 오프로드 성능과 노하우는 후발 주자들의 도전을 막아내며 건재함을 과시한다. 글래디에이터는 오프로드 픽업트럭이 갖춰야 할 조건이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준다.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지난 4월 부분 변경을 거친 ‘뉴 글래디에이터’다. 디자인 변화와 함께 이전까지 단점으로 지적되던 요소들이 대폭 개선됐다. 기존 지프 모델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친절함’까지 느껴질 정도다
전기차 전환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세단, 경차, 트럭 등 다양한 전기차를 앞다퉈 선보이며 전동화를 가속하고 있다. 슈퍼카 브랜드들도 예외는 아니다. ‘마세라티=배기음’이라는 인식을 깨고 전동화에 뛰어든 마세라티가 그 예다.마세라티의 첫 전기 오픈카 ‘그란카브리오 폴고레(Folgore)’는 브랜드 정체성과 기술 혁신이 충돌한 결과물이다. 포뮬러E에서 축적한 전기차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GT카의 감성과 전기 파워트레인의 정숙함을 결합해, 지금까지의 전기차들과는 전혀 다른 감각을
기아의 질주가 심상치 않다. 전기차 대중화를 선언한 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고 여유롭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이 기아의 네 번째 전용 전기차이자 첫 소형 전기 세단인 EV4다. 4000만원대 가격이 무색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성능, 효율, 구성의 삼박자가 균형을 이룬다.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기대하는 거의 모든 요소를 갖췄다.기아는 경쟁사보다 한발 빠르게 전동화 전환에 나섰다. EV6를 시작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이던 전기차 라인업을 꾸준히 확장해왔고, 이번 EV4로
KG 모빌리티(이하 KGM)가 하이브리드 대열에 합류했다. KGM은 중국 BYD가 개발한 직병렬 듀얼 모터로 구성된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Dual Tech Hybrid System)’ 시스템을 빌려와 토레스에 얹었다.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PHVE)를 기반으로 완성된 이 시스템과 토레스의 궁합은 좋다. 다만 신선함이 떨어지는 디자인은 아쉽게만 느껴진다. 하이브리드 후발 주자, 내연기관부터 EV까지 풀 라인업 구축 자동차 업계에 하이브리드 돌풍이 지속되면서 완성차 브랜드는 하이브리드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KGM은 그렇지 않
쉐보레의 엔트리 픽업 모델인 콜로라도가 달라졌다. 이전 세대에서 느껴졌던 아쉬움이 개선됐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다. 100년 이상의 노하우 깃든 중형 픽업콜로라도는 쉐보레의 중형 픽업이다. 2003년 S-10의 후속 모델로 등장한 콜로라도는 이스즈 D-맥스, 허머 H3와 동일한 GMT355 플랫폼을 기반으로 완성됐다. 쉐보레는 10여년 만에 2세대 모델을 내놨다. 2세대 콜로라도는 GMT 31XX 플랫폼을 기반으로 했으며 직렬 4기통 2.5리터(L) 에코텍과 V6 3.6L VVT 직분사 자연흡기, 2.8L
폭스바겐이 3년 만에 부분변경을 거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D.4를 한국 시장에 내놓으면서 ID.5도 함께 들여왔다. ID.5는 폭스바겐 코리아의 녹록지 않은 상황을 반전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모델이다.직접 시승한 결론부터 말하자면, 폭스바겐은 왜 이제서야 이런 차를 내놓았나 싶다. 스타일, 개선된 전기모터, 늘어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등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 큰 차를 선호하는 한국 시장에서도 준중형 SUV인 ID.5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기본기 탄탄한 전기 SUV를 찾는 이들에게 ID.5는 썩
자동차 이름에 바다를 항해하는 배 혹은 비행기의 의미를 담는 건 상당한 자신감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름에서 시작된 기대감 탓에 조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이 발견되면 혹평을 받기 쉽다. 미국의 고급 브랜드 링컨은 모든 SUV 라인업에 배 혹은 비행기의 의미를 더한 이름을 붙였다. 플래그십 SUV 내비게이터는 ‘항해사’를, 에비에이터는 ‘비행 조종사’, 코세어는 ‘쾌속 해적선’을 뜻한다. 그리고 2019년 국내에 처음 선보인 노틸러스는 ‘선원(Nautae)’을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과감한 명명법을 선택한 링컨의 2세대 ‘올 뉴
같은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존재할 수 없다. 보통 맨 꼭대기 자리는 치열한 싸움에서 살아남은 자의 것이 된다. 어느 분야나 그렇겠지만 자동차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나뿐인 메달을 걸고 경쟁하는 스포츠와 같다. 국가는 물론이고 꽤 많은 차종이 싸운다. 심지어 같은 집안끼리도 싸움이 붙기도 한다. 이를테면 기아와 현대자동차를 대표하는 K8과 그랜저다.사실 기아는 그랜저의 아성을 뛰어넘은 적이 없다. K7도 그렇고 얼마 전까지 팔리던 K8도 그랬다. 그랜저야 워낙 역사가 긴 모델이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성공‘의 대명사라 불릴 정
포르쉐 911은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선 전설과 같은 존재다. 그들은 911보다 빠르고 강력한 슈퍼카가 존재하지만 오직 911만을 외친다. 심지어 1000마력이 넘는 하이퍼카도 그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단순히 출력만으로는 911의 존재감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얘기다.포르쉐 911은 독보적인 디자인은 물론 세대를 거듭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통해 남다른 감성을 전달한다. '포르쉐 911을 소유하는 건 꿈을 소유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생겨난 이유다. 911 타르가라면 더욱 그렇다. 911 카레라와 911 카레라 카브리올레보다 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