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T 시장은 많은 도전과 기회가 공존한다. 특히 엣지 추론 시장에서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솔루션과 서비스형 모델을 강화해 내실있는 성장을 추구하고자 한다.”
윤석준 레노버 글로벌 테크놀로지 코리아(ISG) 부사장은 IT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국내 시장에서의 중요한 움직임으로 인공지능(AI), 그리고 엣지 인프라를 꼽았다. 국내에서 엣지와 추론 인프라로의 움직임은 아직 시작 단계지만, 향후 큰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AI 투자 적극적인 시장 상황, 엣지와 추론 시장은 ‘이제 시작’
윤석준 레노버 ISG 부사장은 올해 주목할 만한 시장 트렌드로 ‘AI에 대한 적극적 투자’ 기조를 꼽았다. 또한 최근에는 고객들이 거대언어모델(LLM)을 위한 고가의 ‘GPU 가속기’가 탑재된 장비를 찾던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생성형 AI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해 수익을 만들 수 있는 형태를 고민하고 투자를 시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외에도, 비용과 수급 문제가 있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움직임에도 주목했다.
고가의 데이터센터용 GPU가 탑재된 서버는 인프라 시장의 판도를 상당 부분 바꿨다. 윤석준 부사장은 이에 대해 “시장의 매출 측면에서 보면 대형언어모델(LLM) 등과 관련된 GPU 서버 부분이 40~50%에 이를 정도다. GPU서버의 가격 자체가 워낙 높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바뀌었다”며 “앞으로는 워크로드 유형과 목적에 따라 다양한 변화가 있을 것이지만, 아직 엣지 등의 영역은 국내에서는 시작 단계다”라고 덧붙였다.
레노버가 연초 발표한 ‘CIO 플레이북 2024’ 조사 결과에서는 국내에서 엣지 부분에 대한 지출 증가 폭이 55%이며,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인 25% 대비 크게 높을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윤석준 부사장은 “엣지 영역에는 투자도 많이 하고, 다변화 측면에서 전환의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엣지는 막 시작하는 단계로, 성과를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엣지는 다양한 산업에서 적용될 수 있을 부분이며, 특히 영상 분석 기술이나 제조 부문의 품질관리 등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통 부문에서도 집중형 AI에서 분산형 AI로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의 움직임과는 달리 국내에는 적용 사례가 잘 보이지 않는데, 이 부분을 국내 시장에도 잘 알려, 좋은 사례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트루스케일’ 서비스, AI 시대 복잡성 줄이는 핵심 전략
클라우드와 AI 시대의 전개와 함께 전통적인 인프라 하드웨어 제조사들도 ‘솔루션’과 ‘서비스’의 중요성을 높이는 모습이다. 레노버 또한 ‘트루스케일(TruScale)’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 필요한 점들을 서비스형 모델로 제공하지만, 국내에서는 비중이 낮은 편이다.
윤석준 부사장은 이에 대해 “트루스케일 서비스는 고객에 적극적으로 제안하지만 국내 고객들은 아직 전통적인 소유형 모델을 선호하는 모습이다”고 밝혔다.
이어 “트루스케일도 국내에서는 초기 단계다. 대형 고객도 확보하고 있지만, 매출 비중은 10% 미만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길게 보면 솔루션, 서비스형 모델로의 전환이 레노버의 방향성이다. ‘서비스형 AI’ 모델로 고객들이 민첩하게 기술을 전환할 수 있게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전달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널 비즈니스 전략 또한 지난해와 달라진 부분이다. 먼저, 고객 유형에 따라 대기업의 경우는 레노버가 직접, 중소규모 고객의 경우는 다양한 시장 상황에 빠른 대응을 위해 채널 파트너를 중심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총판들은 이전과 달리 레노버의 전체 포트폴리오를 다룰 수 있게 해 더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윤석준 부사장은 “총판들이 다룰 수 있는 제품 범위 제약을 없애, 더 많은 기회와 큰 효과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예전과 변함 없이 단일 브랜드로 움직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나뉘어져 있던 부분들을 합쳐서 같은 목소리를 내고, 더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내실 있는 성장’ 목표, 국내 생태계 지원은 꾸준히 확대 중
지난 해 발표된 레노버의 ‘AI 이노베이터’ 투자 프로그램은 국내에서도 ‘딥브레인AI’ 등의 사례가 소개된 바 있다. 윤석준 부사장은 이에 대해 “올해는 지난 해보다 더 많은 업체들과 협력하고자 하고, 최근에도 꾸준히 만나며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의 신경망처리장치(NPU) 제조 업체와도 NPU 탑재 서버 구성 등에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준 부사장은 올해 시장 전망에 대해 “올해는 많은 도전 과제와 기회가 공존하는 해라고 본다. 한국 시장은 아시아 시장 전체에서도 중요성이 높고, 그만큼 바라보는 눈높이도 높다. 이에 올해 목표는 최소 ‘두 자리 수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며, AI를 통해 더 큰 기회를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규모의 경제’를 바꾼 GPU 서버 측면에서는 현재 시장에서 긍정적인 실적이 나오고 있다. 외형 측면의 성장 뿐만 아니라 내실을 위한 ‘수익성’ 또한 중요하다. 이를 위해 트루스케일 등의 서비스나 수익성 높은 제품을 통한 고객 접근으로 수익성을 높이며 성장하는 부분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