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당분간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금융당국이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졌거나 회생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 채무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이 26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말 가계대출은 1767조원으로 이 가운데 자영업자대출은 105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다.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2022년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연체율보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2년 2분기말 0.50%였던 것이 올 1분기말 1.52%까지 뛰어올랐다. 특히 상환능력이 부족한 자영업자 취약 차주의 경우 같은 기간 3.96%에서 10.21%로 급증했다. 취약 차주 수 비중도 가계(6.4%)보다는 자영업자(12.7%) 중심으로 높아졌다.
지난 2021년 3분기부터 지난해 말까지 이어진 금리상승기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과거 상승기와 비교해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이는 대출금리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반면, 서비스업 경기는 2022년 하반기 이후 위축된데 따른 영향이 크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주된 담보대출 대상이 상업용 부동산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연체율 상승세는 연체액보다 연체 차주 수 증가에 원인이 있다는 점도 과거와 다르다. 신규 연체 진입 차주가 늘어난 가운데 이들이 연체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계·자영업자 연체차주의 1인당 평균 연체액은 2022년 2분기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연체 차주 수 비중은 크게 상승했다.
가계 및 자영업자의 신규 연체 진입률은 올해 1분기 말 각각 0.64%, 1.52%로 지난 2021년 4분기 말 0.43%, 0.47%와 비교해 상승했다. 연체차주의 연체 지속률도 가계 76.2%, 자영업자 74.6%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당분간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당국은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졌거나 회생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가계 및 자영업자 차주의 재무건전성 변화가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 또한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