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알뜰폰 업계가 "현행 도매대가를 낮춰야만 사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이동통신 업계는 "언제까지 정부 도움만 받으면서 사업을 하려고 하느냐"고 반박한다.

한 시민이 2022년 6월 21일 서울 시내의 알뜰폰 스퀘어 매장에서 휴대폰을 만지고 있다. / 뉴스1
한 시민이 2022년 6월 21일 서울 시내의 알뜰폰 스퀘어 매장에서 휴대폰을 만지고 있다. / 뉴스1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재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과 도매대가 인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협상은 올해가 마지막으로 2023년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인해 앞으로는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3사와 직접 도매대가를 협상해야 한다.

"RS 방식에서 도매대가 이뤄져야"

알뜰폰 업체들은 5세대(5G) 이동통신과 4세대 이동통신(LTE) 요금제 등에 적용되는 수익배분(RS) 방식에서 상당 부분 도매대가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RS란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상품을 판매한 뒤 번 수익 중 일정 비율을 이통사에 지불하는 방식이다. 

LTE와 5G는 이통사의 주 수입원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그간 RS 인하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2022년 LTE요금제에 대한 도매대가 RS 인하율은 1%포인트에 그쳤다.

중소 알뜰폰 업체 일부는 8월말 과기정통부와 면담을 갖고 도매대가 인하를 재차 요청했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이러다가는 알뜰폰 다 죽는다"며 "과기정통부에 도매대가 인하를 요청했으나 'SK텔레콤이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과기정통부가 알뜰폰 부흥 정책을 하겠다고 하면서 금융권 등의 알뜰폰 진출을 대거 허용하는 등 오히려 업계 전반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에 기대 손만 벌리고 있다"

이동통신 업계는 알뜰폰 업체들이 정부에만 손을 벌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 업계는 매번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는데 자립할 생각부터 해야 한다"며 "언제까지 도움만 요청한텐가"라고 지적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도 "스스로 사업을 영위할 생각부터 해야 한다"며 "현재 존재하는 알뜰폰 업체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협상 당사자들인 과기정통부와 SK텔레콤은 말을 아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도매대가 협상 중간에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협상이 완료되면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도 "정부와 도매대가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할 내용은 없다"고 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