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의 앰플리파이 프로그램은 ‘판매 장려’ 프로그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박상훈 HP코리아 채널 비즈니스 총괄 전무는 IT조선과의 인터뷰에서 HP의 파트너 생태계 지원과 ‘앰플리파이(Amplify)’ 프로그램에 대해 이와 같이 말하며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파트너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과 인증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HP는 국내외 비즈니스 전반에서 ‘채널 파트너’를 통한 전개를 기본으로 파트너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보여왔다. 특히 HP가 2020년 선보인 ‘앰플리파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파편화돼 있던 프로그램들을 하나로 통합하고 판매 지원 뿐만 아니라 교육과 인증 등 파트너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지원에도 힘을 쓴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채널 파트너 구조, 상생을 위한 모델이 HP의 방향성
HP는 채널 파트너를 통한 영업 구조를 갖춰 국내에서도 거의 모든 고객에 파트너들과 함께 응대한다. 타 경쟁사들이 대형 고객에는 ‘직접 계약’으로 접근하는 것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물론 고객 구성에 따라 몇 가지 예외가 있다. 글로벌 계약이 적용되는 몇몇 대형 고객 등이 이에 해당된다.
HP의 파트너 구조는 기본적으로 ‘HP-총판-파트너-고객’으로 이어지는데 시장에 따라서 약간의 변화도 있다.
박상훈 HP코리아 채널 비즈니스 총괄 전무는 “일반 사용자용 이커머스 시장이나 소호(SOHO) 등의 소규모 기업 환경은 온라인 비중이 크다. 일반 사용자용 시장에서는 파트너들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유통 단계를 줄인 ‘다이렉트 리테일러’ 구조를 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업 시장은 아직 전통적인 직접 영업형 ‘아웃바운드’ 방식이 주류이고 HP의 팀도 영업을 하지만 파트너사들과 협업하는 형태로 대응하고 있다.
박상훈 전무는 "이런 채널 비즈니스 구조는 HP의 초기부터 이어져 왔고 국내 시장에서는 이런 체계로 비즈니스를 시작한 것은 HP가 처음이었다"고 소개했다.
‘대리점’ 체계와의 차이에 대해서는 “대리점은 타사 제품을 다룰 수 없지만 파트너는 타사 제품을 판매할 수도 있다. HP는 이 부분에 제약을 두지 않는다. 파트너와 상생하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HP의 지향점이고, 많은 기업들이 지향해야 할 모델로 꼽히기도 했다”고 밝혔다.
HP의 ‘앰플리파이(Amplify)’ 프로그램은 파트너 생태계를 지원, 관리하는 프로그램으로 2020년 처음 발표됐다. 국내에서도 지금까지 비즈니스 영역이나 계층에 따라 파편화된 시스템 구성들이 지난해 말 정도에 ‘앰플리파이’를 기반으로 통합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훈 전무는 “앰플리파이 프로그램은 판매장려 프로그램 이상의 의미다. 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축 중 하나는 ‘교육’으로 파트너 포털을 통해 다양한 정보들과 함께 교육과 인증 발급까지 제공된다. 현재는 ‘AI 마스터 클래스’를 비롯해 100여개 인증 프로그램이 있다”고 강조했다.
앰플리파이 프로그램에서 중점을 뒀던 주제로는 최근 중요한 주제로 손꼽히는 AI와 하이브리드 워크, 지속가능성 측면을 꼽았다. 특히 지속가능성 측면에 대해 “예전에는 고객들이 이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기업들도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하는 게 중요해지면서 HP와 파트너들의 입장에서도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제품의 판매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 이르고 있다”고 박 전무는 지적했다.
이어 “HP는 예전부터 지속가능성 측면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와 관련해 신제품 도입 시 고객에 에너지 소비와 탄소배출량 감소 효과를 계산할 수 있는 도구와 상세 리포트를 제공해 고객의 지속가능성 달성을 위한 노력 증명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제품 생산을 위한 과정 전반의 윤리적 부분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파트너 생태계에서도 지속가능성 측면의 주제로 교육과 인증 등이 마련돼 있고 파트너사 자신도 지속가능성 측면의 변화를 수용한 실적 등 다양한 부분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트너들 활동 효과 높이는 앰플리파이 프로그램과 큐리오시티 플랫폼
2020년 처음 발표된 HP 앰플리파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수십 년간 이어져 오던 채널 파트너 생태계의 전반적 정비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파트너와 고객들이 서로 대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HP는 팬데믹 이후 파트너사들과의 유대관계 재정립과 파트너와 고객들간의 유대관계 강화를 돕는 부분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따른 판매 지원과 이를 위한 고객들과의 소통 지원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박상훈 전무는 “파트너사들이 새로운 변화 속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좀 더 긴밀하게 연락하고 고객사들에 직접 사례를 알리는 등의 활동에 집중했다. 새로운 트렌드가 나올 때마다 이러한 부분들을 강화하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되고 있다. 프로그램들도 정비되고 있고 관련 인증을 획득한 파트너들과의 커뮤니티 생성도 지원되고 있다. 특정 영역을 위한 ‘특화’ 파트너 인증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심회 기술도 제공한다.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제안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앰플리파이 프로그램의 등장으로 인한 변화로는 ‘통합’을 꼽았다. 박상훈 전무는 “2020년 이전의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 기준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앰플리파이’ 프로그램은 이를 하나의 큰 프로그램으로 묶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정보와 프로그램들을 쉽게 볼 수 있게 정돈하고 HP와 쉽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했으며 시스템적으로도 좀 더 디지털화와 자동화 등으로 업무 과정을 단순화하는 등의 고도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큐리오시티’는 앰플리파이 프로그램 내의 ‘플랫폼’으로 활용된다. 도시건설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큐리오시티’는 게이밍 마인드셋에 기반해 게임을 하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제공한다. 가상 세계에는 ‘HP 대학 캠퍼스’나 ‘커뮤니티 공간’ 등의 빌딩이 있고 참여자들이 직관적으로 필요한 요소를 찾을 수 있게 구성됐다. 이 플랫폼은 2023 회계연도까지 한국을 포함해 20개 국가에 선보였고 2024 회계연도에는 총 40개 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박상훈 전무는 큐리오시티에 대해 “파트너 영업사원들의 ‘커뮤니티’를 구현하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 HP에 있어서는 파트너사만이 아니라 파트너사에 있는 임직원들도 우리를 돕는 식구같은 존재다. 이런 분들이 어떻게 하면 HP의 제품을 쉽게 잘 판매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큐리오시티 플랫폼은 메타버스 도시 형태로 돼 있고, 인센티브에서부터 정보와 교육, 커뮤니티에 이르기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이 플랫폼은 HP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격려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이 부분이 별도로 있었지만 이제는 앰플리파이 안에 플랫폼으로 넣고 또 하나의 생태계로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직 더 홍보가 필요하지만 참여율이 제법 높아졌다. 예전에는 이런 활동을 ‘업무’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보상 체계의 변화와 함께 자발적인 참여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기업 환경에서 주목받는 ‘턴키 솔루션’ 구성에 대한 HP의 파트너 지원에 대해서는 “앰플리파이 프로그램 안에서 다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HP의 지원 방안은 있다”고 제시했다. 이는 예전부터 기업 비즈니스에서 많이 있었으며 글로벌 차원에서도 시스템 통합업체(SI: System Integrator) 관리 프로그램도 있고 솔루션 공급의 규모가 ‘글로벌’로 넘어가면 고객사를 ‘글로벌 어카운트’로 관리해 지원한다는 것이다. 외국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상황 등에서 HP가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해 연결을 지원하는 점 등은 HP만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