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는 이제 새로운 진화 주기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 더 빠르게 진화할 것이다. 2025년에는 더 많은 AI 관련 활동이 일어날 것이고, 기업들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존 로즈(John Roese) 델 글로벌 CTO 겸 CAIO(최고AI책임자)는 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5년 델의 AI 기술 전망 발표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델은 이번 발표에서 2025년에 주목할 만한 부분으로 크게 다섯 가지 주제를 꼽았다. 특히 ‘에이전틱 AI’의 등장은 AI 기술의 구현 방식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더 많은 기업들이 개념검증 단계를 넘어 실제 ‘활용’ 단계로 AI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모든 산업군에 걸쳐 AI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정부의 역할 또한 중요해질 것으로 주목했다.

존 로즈 델 글로벌 CTO 겸 CAIO / 델 브리핑 영상 갈무리
존 로즈 델 글로벌 CTO 겸 CAIO / 델 브리핑 영상 갈무리

2025년은 AI로 인한 변화 가속화, ‘새로운 진화 사이클’ 기대

존 로즈(John Roese) 델 글로벌 CTO 겸 CAIO는 “AI는 이제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회를 창출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기술과의 상호 작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2025년은 이러한 부분들이 가속화될 것이다. 예측 이상의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2025년에도 AI는 빠르게 진화하면서 크고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델이 2025년 주목하는 변화 중 첫 번째로 꼽는 것은 ‘에이전틱 AI(Agentic AI)’다. 존 로즈 CTO는 “현재의 AI는 사용자의 요청에 대응하는 형태지만 에이전틱 AI는 이보다 좀 더 자율적인 상호작용과 실시간성이 특징이다. 에이전틱은 자율적으로 일을 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할 것이다. 이런 시스템이 구축되면 사람이 각 단계별로 개입할 필요 없이 ‘어떤 작업을 언제까지 하라’는 식으로 지시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에이전틱 AI’의 접근 방법에 있어서는 코딩 등 특정 목적에 특화된 언어모델들의 조합을 통한 접근 방법이 제시됐다. 어떤 목적을 위해 단일 대형 모델이 아닌 작은 AI들의 분산 시스템과 협력 형태로 구현할 수 있으며 사람과 에이전트가 팀을 구성해 사람과 자연어로 소통하면서 서로 협력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분산형’ 구성은 구성 요소 상당 부분이 엣지와 AI PC에서 직접 활용되면서 시장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했다.

에이전틱 AI의 등장에서 ‘윤리’의 중요성 또한 높다. 존 로즈 CTO는 “에이전틱 AI의 등장으로 윤리적 프레임워크가 바뀌지는 않는다. 궁극적인 목표와 기본적인 윤리는 동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리적 기준을 먼저 설정하고 AI의 변화가 윤리적 기준을 바꿀 정도가 된다면 일단 중단하라. 기업의 목표와 사명 등이 기술로 인해 바뀌면 안 된다. 윤리가 기술보다 앞서 있어야 한다. 이는 에이전트 시대에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기업의 AI 활용은 ‘검토’가 아닌 ‘현실’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 델 브리핑 영상 갈무리
기업의 AI 활용은 ‘검토’가 아닌 ‘현실’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 델 브리핑 영상 갈무리

두 번째는 AI에 대해 ‘개념검증’ 단계를 넘어 실제 ‘활용’ 단계로 넘어가는 기업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존 로즈 CTO는 “지금까지는 생성형 AI에서도 실질적으로 AI 시스템으로 비용 효율을 실현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2025년에는 더 많은 기업들이 AI를 적용해 비용 효율 향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델 또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이러한 가치 실현이 가능한 방법을 고객에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존 로즈 CTO는 “지난 2년간 델은 기업들이 AI를 적용해 비용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파악했고 고객에 이를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이제 기업들은 AI 도입의 목적과 어떤 아키텍처, 툴 등을 사용할지 결정하면 된다. 이제는 이에 대한 ‘답’과 체계화된 ‘생태계’, 그리고 이에 대한 ‘근거’와 ‘사례’도 생겼다. 비즈니스에 대한 실질적 영향을 구체적인 비용 효율로 실현 가능해졌고 의미 있는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기업의 AI 도입에 있어서 현실적인 어려움으로는 기술보다 ‘조직’의 문제를 꼽았다. 기업들이 AI를 어디에 어떻게 적용할 지 알아도 조직이 복잡하면 이를 실행할 권한이 없어 진행이 어렵다는 것이다. 존 로즈 CTO는 “델의 경우 이런 상황에서 전략적인 ‘톱다운’ 방식을 사용했다. 모든 비즈니스 리더의 합의로는 움직이기 힘들 것이다. 방법은 분명해지고 있는데 이를 위해 조직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중요해졌다”라고 말했다. 

AI는 다른 새로운 기술들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도 활용된다. / 델 브리핑 영상 갈무리
AI는 다른 새로운 기술들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도 활용된다. / 델 브리핑 영상 갈무리

모든 산업군에서 AI가 중요해지고 ‘소버린 AI’ 적용이 가속화되면서 정부의 역할도 더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존 로즈 CTO는 “정부의 AI 도입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이 명확해지고 있다. 앞으로는 정부의 역할을 인지하고 지국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별로 접근하는 방향은 모두 다를 수 있지만 모든 방향이 역할을 명확히 하면서 접근하게 될 것이다. 모두 지향하는 목표는 ‘AI 생태계 가속화’ 지원이다” 라고 덧붙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정부들이 AI에 접근하는 방향성은 크게 세 가지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 중 정부가 정부 조직 혁신을 위해 AI 인프라와 모델을 구축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언급됐다. 상당수의 국가들은 이보다는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을 통해 산업계의 활용과 혁신을 지원하는 방향을 택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방향성에서 정부가 좀 더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싱가포르가 이런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AI는 이제 모든 신기술과 결합돼 기술을 강화하고 기술의 발전을 가속화하는 데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존 로즈 CTO는 “2년 전만 해도 AI는 별개의 신기술로 논의됐지만 이제는 양자컴퓨터나 보안의 제로 트러스트, 엣지나 디지털 트윈 등의 주목받는 신기술에 AI가 적용돼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기술은 AI를 확장하거나 AI를 통해 확장될 것이다. 이는 ‘인터넷’ 등장 이후 가장 큰 변화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일자리’에도 영향이 커지고 있다. AI의 등장은 기초적인 단순 작업을 하는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겠지만 ‘AI 인터프리터’ 등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또한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물리적 건설, 배관, 전기 관련 일자리의 수요도 더 늘어나고 있다. 

존 로즈 CTO는 “AI 시대가 이제 본격화된지 3년 정도 지나면서 새로운 진화 주기가 등장하고 있다. AI는 더 자율성을 가지고 상호 작용하며 도처로 분산되고 있다. 체계적인 접근과 기술 생태계도 확립되고 있고 실증적인 데이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 AI는 더 빠르게 진화할 것이다. 기업들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2025년에는 더 많은 AI 관련 활동이 일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피터 마스 델 아시아태평양·일본·중국 총괄 사장 / 델 브리핑 영상 갈무리
피터 마스 델 아시아태평양·일본·중국 총괄 사장 / 델 브리핑 영상 갈무리

아시아태평양 지역, AI로 빠르게 변화 중

피터 마스(Peter Marrs) 델 아시아태평양·일본·중국 총괄 사장은 “AI로 인해 일어나고 있는 발전 사항은 아시아는 물론 세계를 바꾸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혁신과 관련된 움직임은 더 가속되고 있고 AI 관련해서도 많은 모멘텀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중국 지역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특징으로 크게 네 가지 측면을 꼽았다. 

첫 번째는 투자 규모다. 시장 조사기관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AI 관련 투자는 2028년까지 연 평균 24%씩 늘어나 1100억달러(약 155조59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또한 2024년 상반기 동남아시아 지역의 AI 인프라 구축 투자 규모만도 300억달러(약 42조4350억원)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과 일본 지역 전반에 걸쳐 이런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많은 기업들이 ‘최고 AI 책임자(CAIO)’를 두고 현업의 다양한 부서들에 걸친 위원들을 포함한 AI 위원회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CIO와 별개로 CAIO들이 전략 구축에서 별도로 임용, 활동하고 있는 점도 특징으로 꼽았다. 기업 고객들과의 대화 중 40% 정도는 ‘데이터 전략’ 관련이며 많은 조직들이 AI가 경쟁 우위를 가져다줄 수 있게끔 데이터와 관련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도입되고 있다. 특히 ‘금융’에서는 사기 탐지나 리스크 관리, 고객 서비스 등에서 AI를 활용하고 있고 ‘헬스케어’에서는 예측진단, 환자 진단과 데이터셋 관리 등에 AI를 사용하는 모습이다. 제조 영역에서는 디지털 트윈과 스마트 제조 영역이 핵심 활용 사례로 꼽히고 정부 부문에서는 거대언어모델(LLM) 등의 언어 관련 활용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이렇게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AI를 도입할 때, 모든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한 개의 ‘정답’은 없다. 델은 다양한 요구사항들을 충족하는 AI 환경을 쉽고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도구로 ‘델 AI 팩토리’를 제안한다. 피터 마스 사장은 “델 AI 팩토리는 인프라와 서비스, 생태계 등 AI를 쉽고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특히 다양한 사용 사례를 미리 준비해 이를 기반으로 고객들이 쉽게 AI를 시작할 수 있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삼성SDS가 ‘델 AI 팩토리 with 엔비디아’를 기반으로 생성형 AI 서비스 플랫폼을 구현한 사례가 있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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