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마무리 지었다. 대표이사 임기 만료를 앞둔 5개 계열사 가운데 4개 계열사 수장을 교체했다. 성과를 기반으로 경영 능력이 입증된 사장에게는 연임의 기회를 줬고 변화가 필요한 곳에는 과감한 교체를 단행하는 등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의 인사 철학이 명확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왼쪽 위부터)이환주 KB국민은행장 후보자, 이홍구 KB증권 사장, 김성현 KB증권 사장, 김재관 KB국민카드 사장 후보자, 정문철 라이프생명 사장 후보자, 박찬용 데이터시스템 사장 후보자/KB금융지주
(왼쪽 위부터)이환주 KB국민은행장 후보자, 이홍구 KB증권 사장, 김성현 KB증권 사장, 김재관 KB국민카드 사장 후보자, 정문철 라이프생명 사장 후보자, 박찬용 데이터시스템 사장 후보자/KB금융지주

KB금융지주는 6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하고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KB데이타시스템 등 3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우수한 성과를 낸 KB증권 각자 대표이사 2명은 연임했다.

KB국민카드 신임 대표이사 후보엔 김재관 현 KB금융지주 재무담당(CFO) 부사장 추천이 추천됐다.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 후보엔 정문철 현 KB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부행장이 이름을 올렸다. KB데이타시스템 대표이사 후보로는 박찬용 현 KB국민은행 기획조정담당 부행장이 추천됐다.

앞서 지난달 27일엔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선정했다. 5개 계열사 가운데 4개 계열사 대표가 바뀐 셈이다.

KB금융 대추위는 경영능력이 입증된 대표의 연임과 혁신 및 세대 교체를 통한 차세대 리더들의 육성, 그룹의 경영철학을 이해하고 추진할 인물을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주력 계열사에 영업력 겸비한 재무통

이환주 국민은행장 후보와 김재관 국민카드 사장 후보는 조직 내에서 ‘재무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환주 후보는 1991년 KB국민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은행에서 개인고객그룹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등을 지내고 2021년 KB금융지주로 이동해 재무총괄(CFO) 부사장을 맡은 바 있다.

김재관 후보는 현재 KB금융지주 재무담당 부사장이다. KB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부장, SME 기획부장, 기업금융솔루션본부장,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거쳤다.

이들은 조직의 재무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과 함께 리스크 관리, 핵심 사업 성장 등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새로운 리더십을 통한 체질 개선도 기대된다. 이 후보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법인인 KB라이프를 맡아 두 회사의 물리적·화학적 통합을 안정적으로 이끈데 높은 점수를 받았다. 

KB금융지주 대추위는 “강력한 리더십의 소유자로 고객 중심적 사고와 과감한 실행력 등도 겸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 역시 중소기업고랙부장과 SME 기획부장과 기업금융솔루션본부장과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등을 거치며 그룹 내 주요 핵심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직원들 내에서 신임이 두텁다고 알려져있다.

젊은 리더 전진 배치로 세대 교체 시도

김재관 후보자와 정문철 KB라이프생명보험 사장 후보자는 1968년생으로 젊은 리더에 속한다. KB금융 대추위는 김 후보자에 대해 “기민하고 역동적인 조직으로의 전환을 주도하는 속도감 있는 실행력을 통해 1등 카드사로의 도약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경영관리 역량을 보유했다”고 했다.

정문철 후보자는 지주사 경영관리부를 거쳐 국민은행 재무기획부장, 전략본부장, 지주사 홍보브랜드총괄,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 중소기업고객그룹 전무를 역임한 경영관리 전문가로 꼽힌다.

고객 맞춤형 상품 포트폴리오 확장과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고객의 생애 전반을 지원하는 보험사로의 전환을 주도할 인물이란 게 대추위의 설명이다. 젊은 리더를 등용하면서 변화와 혁신까지 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일하게 연임한 증권 대표… 투톱체제 유지

KB증권은 김성현 IB부문 대표와 이홍구 WM부문 대표 등 현 대표가 재추천받았다. 김성현 대표와 이홍구 대표 모두 우수한 실적 등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서다.

1963년생인 김성현 KB증권 IB부문 대표이사는 13년 연속 부채자본시장(DCM) 부문 1위를 수성하며 기업금융 분야의 높은 수익창출력을 입증했다. 기업금융(IB) 부문과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의 빠른 안정화와 실적개선을 이뤄낸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2019년부터 KB증권 대표에 올라 5연임에 성공했다.

1965년생인 이홍구 자산관리(WM) 부문 대표는 신속한 조직 안정화와 영업력 강화를 이뤄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특히 WM자산·수익의 가파른 성장 등 우수한 경영 성과를 낸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