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클라우드가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업자) 중심의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기존 인프라 중심의 클라우드 사업 구조에서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하며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AI) 분야 전문 인력 영입과 조직 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이다. 한편으로 업계에서는 전문가 인력풀은 한정됐는데 KT클라우드가 인재 블랙홀이 되지 않을까 긴장하는 모습이다.
KT클라우드는 지난 23일 클라우드와 AI 분야 전문가인 공용준 본부장과 허영만 본부장을 신규 영입하며 기술 조직을 한층 강화했다. 두 사람 모두 국내 대형 IT 기업과 SI 기업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용준 본부장은 SK C&C에서 오픈소스 기반 데이터 플랫폼 아키텍트로 경험을 쌓은 뒤 카카오에서 클라우드와 AI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부문장을 역임했다. 허영만 본부장은 LG CNS에서 약 26년 동안 근무하며 데이터센터(DC)·클라우드 영업 및 사업개발, 해외 법인 관리와 사업 컨설팅 등에 폭넓게 참여해왔다.
앞서 KT클라우드는 지난 10월 대규모 경력직 공개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클라우드 플랫폼 및 서비스 개발 전문가, 테크·데이터센터·세일즈&컨설팅 등 전 분야에 걸쳐 인력을 채용하며 회사 내 기술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클라우드의 적극적인 인력 확보 움직임에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개된 임원 인사뿐 아니라 오픈소스 기반 CMP(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전문가 등 외부 인재를 적극 영입하고 있다”며 “AWS나 MS 애저(Azure) 등 주요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를 자유롭게 연동·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한 시점인데 KT클라우드가 이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T클라우드는 올해부터 기술 조직 재정비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최지웅 대표가 지난 3월 KT클라우드 수장으로 선임됐을 당시부터 “기술 중심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전망이 있었고 실제로 DC본부·클라우드본부에 이어 기술본부를 추가 신설하는 등 CSP로서의 기술 역량을 강화해왔다.
특히 이번 임원 인사에서는 MS사업본부 신설도 주목된다. MS사업본부장으로는 김승운 본부장이 선임됐다. 이는 지난 9월 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식 파트너십을 구축한 뒤 본격화된 행보로, 향후 KT클라우드는 KT 사내에 MS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운영하는 M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업자) 역할까지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클라우드 환경이 급변하면서 KT클라우드는 인프라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멀티 클라우드 지원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MS사업본부 신설은 KT의 자산인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유연하게 제공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KT클라우드 측은 이에 대해 “MS 서비스 구축 역할을 맡는 것을 두고 MSP로의 전환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특정 분야에 한정하기보다 멀티 클라우드 기업으로서 전반적인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KT클라우드는 인력 확보와 조직 개편을 통해 시장 성장 및 사업 영역 확대에 발 빠르게 대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KT 그룹 내 MSP 사업 전개, CSP로서의 기술 내재화 등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조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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