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미국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칩 '블랙웰'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판매업자들은 인접국에 있는 제3의 기업을 통해 우회 배송 방식으로 엔비디아 블랙웰이 탑재된 서버를 판매하고 있다. WSJ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엔비디아 첨단 AI 칩이 계속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첨단 기술 중국 유입 제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중국 내 엔비디아 제품 판매상은 중국 본토 밖에 등록된 회사를 이용해 말레이시아·베트남·대만 등에 있는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나 엔비디아의 정식 고객사로부터 서버를 구매하고 있다. 엔비디아 고객사 등이 자체 수요를 이유로 서버를 구매한 뒤 그중 일부를 중국에 되팔고 있는 방식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2월 블랙웰 제품 출하를 시작했다. AI 프로세서 8개를 탑재한 블랙웰 서버의 중국 내 판매가는 60만 달러(약 8억7000만원) 이상으로 전해진다. WSJ에 따르면 중국 판매상들은 10여개는 즉시 배송할 수 있고 100개 이상도 한 달 안에 배송할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또한 H200을 비롯해 미국의 수출 통제 대상인 다른 엔비디아 칩들도 중국에서 유통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관련 사안에 대해 조사하고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엔비디아 측은 WSJ에 "블랙웰같은 고성능 프로세서는 지속적인 관리와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며, 정식 구입처를 통하지 않을 경우 이런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고 전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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