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특정 브랜드 혜택에 집중한 제휴카드를 출시하면서 신규 가입자 확보에 나섰다. 충성고객을 많이 보유한 기업과 단독 제휴를 하면 차별화를 꾀할 수 있어서다. 특히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의 경우 쇼핑용 단독 제휴카드를 출시하면서 신규 가입자를 대거 확보한 모습이다.

(왼쪽부터) 현대카드 코스트코 리워드 카드, 국민카드 쿠팡와우카드 / 각사
(왼쪽부터) 현대카드 코스트코 리워드 카드, 국민카드 쿠팡와우카드 / 각사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업카드사 7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 중 2023년 2월 대비 회원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회사는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다. 

현대카드 개인 회원수는 지난 2월 기준 1268만명이다. 2023년 2월 대비 125만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는 93만명 증가한 1251만명을 기록했다. 나머지 카드사 5곳의 평균 증가 회원수 55만명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두 회사가 개인 회원을 크게 늘릴 수 있었던 데에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흥행이 배경으로 자리한다. PLCC는 특정 기업 브랜드에 집중된 혜택·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카드를 말한다. 현대카드 ‘코스트코 리워드 카드’와 KB국민카드 ‘쿠팡와우카드’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현대카드는 코스트코와 제휴를 통해 가입자 락인 효과를 냈다. 현재 코스트코는 일반 신용카드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대신 현대카드와 단독으로 제휴를 맺어 PLCC를 운영 중이다. 소비자가 코스트코에서 결제할 때 현대카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대카드는 이를 통해 대량 소비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카드는 전월 이용 금액 50만원 이상을 충족하면 국내외 가맹점 이용 금액의 1%를 코스트코 리워드 포인트로 한도 없이 적립해준다. 또 코스트코 매장에서 결제 시 2%, 온라인몰 이용시 3%를 추가로 쌓을 수 있다.

아울러 현대카드는 2023년 3월 애플페이 도입을 통해 신규 가입자를 대거 모았다. 현재 애플페이도 현대카드가 단독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페이나 코스트코를 이용하려는 소비자들은 현대카드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 이 덕에 현대카드 회원수는 2년 만에 10% 이상 증가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쿠팡와우카드 발급장수 100만장을 넘기면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타 제휴사에 비해 많은 가맹점이 입점한 쿠팡과 단독으로 제휴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다.

쿠팡와우카드는 쿠팡,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결제 시 쿠팡캐시 4%(월 최대 4만원)를 적립해 준다. 그외 가맹점에서 결제해도 1.2% 적립이 가능하다. 연간 최대 62만원 적립 가능하다. 한 개 기업과 제휴하는 PLCC 상품임에도 생필품부터 OTT, 배달앱 이용까지 카드 활용 폭이 넓어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 모두 매출과 이익 부문에서 크게 성장했다. 카드사에는 매출격인 신용판매액과 당기순익 모두 급증했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신용판매액(구매전용 제외)은 148조7455억원으로 2023년 137조6174억원 대비 8.08% 증가했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 연결기준 당기순익도 3164억원으로 전년 2651억원 대비 19.4% 상승했다. 

KB국민카드 신용판매액은 131조5420억원으로 127조6366억원에 비해 3.06% 늘었다. 연결기준 당기순익도 3914억원으로 3512억원에 비해 11.5% 증가했다. PLCC카드를 앞세워 '본업'인 신용카드 판매에서 강세를 보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채널 모집 강화에 따라 제휴카드 모집량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경쟁력 있는 PLCC 상품의 경우 기업의 충성고객 모집효과가 커 카드사들이 지속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