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던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를 일부 중단하거나 지연시키는 등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 계획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 마이크로소프트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각) MS가 인도네시아, 영국, 호주를 비롯해 미국 일리노이, 노스다코타, 위스콘신 등 여러 지역의 데이터센터 개발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MS는 영국 런던과 케임브리지 사이에 엔비디아 고성능 AI 칩을 설치할 예정이었던 데이터센터 부지 임대 협상을 중단했고, 미국 시카고 근처 부지 협상도 철회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 데이터센터 캠퍼스의 일부 공사도 멈췄다. 이미 6개월간 2억6200만 달러(약 3822억원)를 투입한 위스콘신 마운트 플레전트 시설 확장 계획도 보류된 상태다.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와의 추가 컴퓨팅 자원 임대 계획도 철회됐다. 

MS 대변인은 "AI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데이터센터 입지가 계속 확장됨에 따른 유연한 전략 차원"이라며 "AI 기반 데이터센터에 800억달러(117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다음 회계연도에는 신규 AI 인프라 구축 속도를 조절하고 기존 시설에 서버와 기타 장비를 설치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MS의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에 대해 AI 서비스에 대한 장기 수요 전망 하락을 의미하는지, 전력 공급과 건축 자재 부족 같은 일시적인 건설 문제 때문인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AI 서비스 수요가 MS의 막대한 지출을 정당화하지 못한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3월 25일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차이충신 회장은 세계적인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이 "AI 서비스의 초기 수요를 앞지를 수 있다"며 거품론을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미국에서 아시아까지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려는 빅테크, 투자기관 등의 돌진이 무차별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