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AI) 칩 선도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각) “양자 컴퓨팅이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다다르고 있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 뉴스1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 뉴스1

황 CEO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최대 스타트업 박람회 ‘비바테크놀로지’ 및 GTC 개발자 콘퍼런스 기조연설에 참여해 “앞으로 몇 년 안에 흥미로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영역에서 양자 컴퓨터를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엔비디아가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양자-고전 컴퓨팅 솔루션 ‘쿠다 큐(Cuda Q)’를 언급하며 “지금은 정말 흥미로운 시점”이라고 했다.

쿠다 큐는 양자 컴퓨터의 한계를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고전 컴퓨팅이 보완하는 방식으로, 양자 컴퓨터와 기존 컴퓨터를 함께 작동시키는 오픈소스 플랫폼이다. 이날 발언은 그가 지난 1월 양자 컴퓨터 상용화 전망에 대해 밝힌 부정적 견해와 대비된다.

당시 황 CEO는 “용적인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는 데에는 2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해, 양자 컴퓨터 관련 주가가 40% 급락하는 했다.

반면 이번 황 CEO의 희망적인 발언으로, 뉴욕 증시에서는 아이온큐 주가가 약 2%, 리게티는 12% 상승했다.

그는 유럽의 양자 컴퓨팅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서도 “큰 커뮤니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하며 전날 밤 프랑스 양자 기술 기업 파스칼(Pasqal) 관계자들과 만났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에 세계 최초의 산업용 AI 클라우드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가 독일에 산업용 AI 클라우드 플랫폼을 처음 구축해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 유럽 자동차 제조사의 제품 설계 시뮬레이션부터 물류 관리까지 다양한 공정에 AI와 로봇 기술을 결합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황 CEO는 “유럽은 이제 AI 팩토리, AI 인프라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이곳에서 많은 활동이 진행되는 걸 보고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 유럽에 20개의 AI 팩토리를 추가하고, 2년 이내에 유럽의 AI 컴퓨팅 용량을 10배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