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의 기업가치가 180억달러(약 25조원)로 급등했다. 불과 두 달 전 140억달러에서 40억달러가 증가한 것으로 이 회사의 가치는 1년 반만에 36배 증가했다.
1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신규 투자자들이 퍼플렉시티에 기업가치 180억달러를 기준으로 회사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퍼플렉시티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5억달러에 그쳤으나, 지난 18개월 동안 5차례 신규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36배 뛰었다.
창업 3년 만에 글로벌 검색 시장의 강자인 구글을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한 퍼플렉시티는 기술·수익모델·확장성 경쟁에서 벤처 자본과 빅테크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퍼플렉시티의 핵심 전략은 기존의 링크 나열식 검색을 대화형 요약·실시간 정보 제공·에이전트 기능 등 AI 특화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웹브라우저 '코멧'과 프리미엄 구독서비스를 출시해 사용자의 음성·텍스트 지시를 삽시간에 실행하고 쇼핑·소셜미디어 요약·이메일 대행까지 지원하고 있다.
매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연간 환산 매출은 지난해 8월 3500만달러(487억원)에서 10개월 만에 1억5000만달러(2086억원)로 4배 이상 늘었다. 월 20~200달러의 프리미엄 구독이 주요 수익원이지만, 최근엔 광고와 이커머스 등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최고경영자(CEO)는 "퍼플렉시티의 최종 판은 '브라우저+에이전트'가 정보와 맥락, 작업을 통합해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퍼플렉시티의 AI 모델은 추론과 요약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고, AI 모델에 맥락을 제공하고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과 메타 등에서 인수설이 제기됐지만, 퍼플렉시티는 신규 투자자들의 지분 매입 의사와 관련해 "상장 추진 의지가 확고하다"며 단기 기업매각이나 인수·합병보다는 혁신 검색 플랫폼 표준 경쟁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수십억 사용자를 보유한 구글에 비하면 퍼플렉시티의 매출이나 이용자 수는 여전히 미미하다는 진단이다. 지난 4월 기준 사용자 수는 3000만명에 그치고 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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