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AI·반도체·양자·바이오 등 디지털 기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독창적 개념설계’ 역량 확보가 필수라는 제언이 나왔다. 이를 위해 추격형 성장에서 ‘문제해결자’에서 ‘문제출제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정동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4일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주최로 열린 제9차 디지털 인사이트 포럼에서 말하고 있다. /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이정동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4일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주최로 열린 제9차 디지털 인사이트 포럼에서 말하고 있다. /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회장 유영상)는 14일 오전 서울 강남 조선팰리스에서 국내 주요 디지털 기업, 정보통신기술(ICT) 유관기관, 학계 전문가, 정부부처 관계자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9차 디지털 인사이트 포럼(Digital Insight Forum)’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국내외 디지털 산업의 주요 기술·정책 동향을 공유하고, 기업과 국가가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협력과 정책 아이디어를 지속 발굴하기 위해 열렸다. 

세계적으로 AI·반도체, 양자,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을 둘러싼 기술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은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막대한 투자와 전략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기술은 단순한 과학적 성취를 넘어 산업과 사회 전반의 구조를 바꾸는 ‘게임체인저’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도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AI 고속도로’, ‘A(AI)-B(바이오)-C(콘텐츠)-D(방산우주항공) 첨단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등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최재유 포럼 공동의장(전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은 “지금은 기술의 본질을 돌아보고 우리 산업과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라며 “AI·반도체, 양자, 바이오 등 디지털 기반 산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문가 강연에서 이정동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해결자’에서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문제출제자’로 전환해야 한다”며 ‘스케일업 5원리’(스몰베팅과 적응적 탐색, 조합, 굴절적응, 축적과 공유, 생태계 공생)를 제시했다.

또한 “혁신은 최초의 질문에서 시작해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는 과정 속에서 완성된다”며 국내외 사례를 통해 도전적 질문과 지속 가능한 확장 전략이 결합될 때 세계 최초의 개념설계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홍상우 SBVA 수석 심사역이 글로벌 혁신 기업 포트폴리오와 해외 진출 사례를 소개하며,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해 민관 협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스타트업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