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창업학회가 2차 티켓 거래 시장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제시하는 ‘2차 티켓 거래 플랫폼 산업의 생태계 구조 및 성장 전략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밴드 공연 무대에서 연주하는 뮤지션과 환호하는 관객들의 모습. / 한국벤처창업학회
밴드 공연 무대에서 연주하는 뮤지션과 환호하는 관객들의 모습. / 한국벤처창업학회

이번 연구는 K-컬처 인기로 2차 티켓 거래 시장의 잠재력이 커지고 있지만, 이를 ‘암표 시장’과 동일시하는 획일적 인식과 경직된 규제가 성장을 막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학회는 문제의 본질을 재정의하고, 국내외 사례 분석을 토대로 이해관계자 모두가 상생하는 건강한 시장 생태계 조성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암표 시장과 그로 인한 문제가 공연예술과 스포츠 산업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됐지만, 책임이 2차 시장에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좌석 수처럼 공급이 물리적으로 제한된 상품의 특성, 매진을 유도하는 저가 정책, 팬클럽·스폰서에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홀드백(Hold-back)’ 관행 등이 맞물려 인위적 초과 수요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정가로 티켓을 구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됐고, 음성적 거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보고서는 2차 티켓 거래 플랫폼이 티켓 유통 산업의 디지털화·합법화·대중화·글로벌화를 이끌며 공연·스포츠 생태계의 소비 경험과 시장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외에서는 주요 스포츠 리그와 공연 주최사가 2차 티켓 플랫폼과 공식 재판매 파트너십을 맺는 상생 모델이 이미 활성화됐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해법으로 혁신과 규제의 균형을 지원하는 ‘생태계 기반 접근법’ 전환을 제안했다.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2차 티켓 거래 플랫폼을 허용하고 혁신적 실험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기술혁신에 투자해 거래 안정성과 시장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시장·소비자·정책 환경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한국형 2차 티켓 플랫폼 모델을 구축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벤처창업학회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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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를 총괄한 김주희 동덕여자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2차 티켓 거래 플랫폼은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산업 생태계의 핵심 구성요소로, 1차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시장 메커니즘”이라며 “2차 티켓 거래 시장을 단순 규제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K-컬처 성장과 확산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 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규제와 자율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협력적 거버넌스와 기술 혁신을 통해 소비자 보호와 산업 성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건전한 시장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