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의 개편을 잠정 중단하고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스마트 안경 개발에 나선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 보도를 종합하면 애플은 2027년 출시를 목표로 ‘N100’이라는 코드명으로 더 저렴하고 가벼운 비전 프로 모델을 준비해왔으나 지난주 내부적으로 스마트 안경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헤드셋 프로젝트의 인력을 재배치한다고 발표했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2023년 6월 처음 공개한 혼합현실 헤드셋이다. 2024년 2월 출시했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흥행 실패 원인으로 3499달러(약 490만원)인 비싼 가격과 무거운 디자인, 부족한 동영상 콘텐츠 및 앱 등이 꼽혔다. 이에 애플은 비전 프로의 마케팅을 기업 대상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애플이 스마트 안경 개발에 집중하기로 한 것은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안경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기기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안경 개발의 선두 주자는 메타다. 2021년 처음 선보인 후 2023년에 출시한 ‘레이밴 메타’는 성공을 거두었다. 지난 9월에는 개선된 카메라, 더 길어진 배터리 수명, 운동선수에게 맞춘 디스플레이가 없는 스마트 안경을 공개했다. 디스플레이가 처음 장착된 AI 기반의 스마트 안경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는 9월 30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애플도 그간 내부적으로 스마트 안경을 개발해 왔고 최소 두 종류의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드명 ‘N50’의 첫 번째 모델은 아이폰과 연동되고 디스플레이는 탑재되지 않는다. 애플은 이 모델을 이르면 내년에 공개해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아울러 애플은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와 경쟁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탑재 버전도 개발 중이다. 애당초 2028년 이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개발을 가속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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