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대폭 늘린 전기차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장거리 이동에 대한 불안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특히 국내 판매 중인 전기차 가운데 1회 충전으로 500킬로미터(㎞) 이상 달릴 수 있는 모델이 늘었다. 최대 열흘간 이어지는 연휴를 맞아 귀성길이나 장거리 여행에서도 충전 걱정 없는 전기차들을 살펴봤다.
국내 최장 주행거리, 더 뉴 아이오닉 6
현대차그룹은 최근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던 주행거리를 대폭 개선한 신형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그중 ‘더 뉴 아이오닉 6’는 국내 전기차 가운데 가장 긴 주행거리를 확보하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4세대 배터리를 탑재했다. 셀 용량은 기존 55.6암페어시(Ah)에서 60.3Ah로, 부피 에너지 밀도는 618Wh/L에서 670Wh/L로 각각 향상됐다. 배터리 용량도 롱레인지 모델 기준 77.4킬로와트시(kWh)에서 84kWh로 커졌다.
또 ▲듀얼 모션 액티브 에어 플랩 ▲휠 에어커튼 ▲휠 갭 리듀서 ▲프런트·리어 오버행 길이 증대 등을 통해 양산차 중 가장 낮은 수준인 공기저항계수(0.206Cd)를 달성했다.
이 결과 더 뉴 아이오닉 6는 1회 충전으로 최대 562㎞를 주행할 수 있다. 서울시청에서 부산시청까지 이동한 뒤에도 160㎞가량을 더 달릴 수 있는 수준이다.
532㎞ 달리는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
아이오닉 9은 아이오닉 브랜드 첫 대형 전기 SUV이자,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세 번째 모델이다. 더 뉴 아이오닉 6 출시 전까지는 국내 최장 주행거리를 자랑하던 모델로 꼽혔다.
아이오닉 9은 ▲2WD 항속형 ▲4WD 항속형 ▲4WD 성능형 등 세 가지 트림으로 구성된다. 세 모델 모두 110.3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이륜구동(2WD) 항속형은 후륜에 하나의 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160킬로와트(kW), 최대토크 350뉴턴미터(Nm)를 발휘한다. 사륜구동(4WD) 항속형과 성능형 모델은 전·후륜에 모터를 각각 탑재해 최대출력 226kW, 315kW를 낸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19인치 휠을 장착한 2WD 모델 기준 최대 532㎞에 달한다. 400V·800V 멀티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탑재해 충전 시간도 짧다. 350kW급 충전기를 이용하면 10%에서 80%까지 24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수입 전기차 1위, 테슬라 모델 Y
테슬라 모델 Y는 지난 7월에 이어 8월에도 수입차 월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8월 판매량은 7974대로, 최근 4개월(5~8월) 누적 2만8278대를 기록하며 메르세데스-벤츠보다 7000대 이상 더 팔렸다.
모델 Y는 모델 3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중형 SUV로, 넓은 실내 공간과 효율적인 파워트레인이 강점이다. 국내에서는 후륜구동(RWD)과 롱레인지 사륜구동(AWD) 두 가지 트림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롱레인지 AWD 모델은 기존 1회 충전 주행거리 476㎞에서 ‘모델 Y 주니퍼’ 출시 이후 재인증을 통해 505㎞로 늘었다. 두 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한 이 모델은 최고출력 378kW, 최대토크 590Nm를 발휘하며, 배터리 용량은 84.9kWh다.
스웨덴 감성 장거리 전기 SUV, 폴스타 4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쿠페형 SUV ‘폴스타 4’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출시된 2026년형 폴스타 4는 상품성을 높이면서도 가격은 동결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국내에서는 롱레인지 싱글 모터와 롱레인지 듀얼 모터 AWD 두 가지 모델이 판매된다. 이 중 싱글 모터 롱레인지 모델은 1회 충전으로 511㎞ 주행이 가능하다. 최고출력 200kW, 최대토크 343Nm의 모터와 100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폴스타 4의 긴 주행거리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디자인과 ‘셀 투 팩(Cell-to-Pack)’ 기술 덕분이다. 셀 투 팩은 배터리를 차체에 직접 탑재해 기존 대비 에너지 저장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여기에 히트펌프 시스템을 기본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고성능과 효율의 조화, 신형 포르쉐 타이칸
고성능 전기차의 대명사인 포르쉐 ‘신형 타이칸’도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충전 효율을 모두 끌어올린 모델이다. 지난해 8월 한국 시장에 공식 출시된 이 모델은 주행 성능뿐 아니라 충전 능력과 편의성까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신형 타이칸은 배터리 용량을 키워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기존보다 최대 65% 향상시켰다. 기본 모델은 79kWh에서 89kWh로,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패키지는 93kWh에서 105kWh로 늘었다.
국내 인증 기준 주행거리는 기본 모델이 458㎞,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모델이 500㎞에 달한다. 800V 직류 급속 충전 시 최대 320kW까지 지원하며, 300kW 이상 충전 용량을 5분간 유지할 수 있다. 10%에서 80%까지 충전 시간은 기존 37분에서 최소 18분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허인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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