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와 대규모 GPU(그래픽처리장치)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엔비디아의 독점적 지위를 흔들 진정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가 대규모 GPU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 조선DB
미국 반도체 기업 AMD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가 대규모 GPU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 조선DB

CNBC는 8일(현지 시간) AMD가 오픈AI에 총 6기가와트(GW) 규모의 GPU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사실상 해당 시장을 독점 중인 엔비디아와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픈AI가 회사를 완전히 세우기도 전에 10%를 내준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아주 영리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AI 데이터센터용 GPU 시장의 90% 이상은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앞서 만딥 싱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25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에서 AMD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 초반에 불과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AMD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점유율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오픈AI는 AMD로부터 GPU를 공급받는 대가로 1억6000만 주 규모의 신주인수권(워런트)을 제공받았다. 향후 성과 달성에 따라 이는 최대 10%의 지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

리사 수 AMD CEO는 “이번 계약은 AMD 제품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라며 “오픈AI의 선택은 AMD GPU와 소프트웨어가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성능과 경제성을 충분히 제공한다는 명확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으로 AMD가 두 자릿수(수십억 달러) 규모의 신규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AMD가 2028년까지 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AI 칩 시장의 15~20%를 점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이 엔비디아가 독점해온 시장을 다자 경쟁 체제로 전환시킬 ‘분수령’으로 보고있다.

앨든 애벗 전 연방거래위원회(FTC) 법률 고문은 “이번 계약에는 독점이나 카르텔을 의심할 근거가 없다”며 “단기적으로 시장 경쟁을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