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계열사 KT ENA가 보유 채널 3곳을 매각하기로 했다. 케이블TV 시청자 감소와 광고 침체가 겹치면서 낮은 수익성을 벗어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핵심 드라마·콘텐츠 제작 역량만 남기고 비주력 채널 사업을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모습이다.
3일 KT스카이라이프 공시에 따르면 KT ENA는 채널칭, 오앤티, 헬스메디TV 등 3개 채널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채널칭(가칭)’이라는 신설 법인을 세운다.
이번 분할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75억원으로, 전체 ENA 사업 중에서도 수익성이 낮은 채널 위주다. KT ENA는 지난달 3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켰고, 분할 기일은 내년 1월 1일로 확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케이블TV 업황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본다. 가입자 기반의 감소, 광고 단가 하락, 전문채널 간 경쟁 심화가 이어지면서 중소 채널의 운영 부담이 커져서다. 특히 건강·취미·정보형 채널은 제작비에 비해 광고 수익이 낮아 대형 미디어그룹이 선택적으로 철수하는 흐름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KT ENA는 그동안 드라마 채널 ENA와 여러 정보형 채널을 함께 운영해 왔지만, 드라마 중심의 브랜드 전략에 집중하기 위해 비핵심 채널을 정리하는 체질 개선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ENA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흥행 이후 드라마 제작·편성 경쟁력 강화에 투자를 늘려 왔다. 반면 채널칭, 오앤티, 헬스메디TV는 자체 제작 역량이 제한적이고 외주 의존도가 높아 수익 변동성이 컸다는 지적이 있었다.
KT스카이라이프는 공시에서 “분할 완료 후 KT ENA는 신설 법인 지분 100%를 제3자에 매도할 계획”이라며 “매각으로 확보한 재원은 재무건전성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에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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