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초대형 TV 맞대결이 빠르면 10월 성사된다. 삼성전자가 8월 22일 네오(Neo) QLED 98인치 신제품(QNB100)을 한국을 시작으로 세계시장에 출시한 가운데 LG전자도 4분기 중 세계 최대 크기의 올레드 TV인 97인치 올레드 에보 갤러리 에디션(OLED evo Gallery Edition)을 선보일 예정이다.
두 제품의 가격은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네오 QLED 98인치 신제품 출고가를 4500만원으로 책정했다. LG전자 97인치 올레드 TV도 40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대로 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가격 경쟁에서 확연한 우위에 선 중국 TV에 밀려 글로벌 시장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사 제품이 한국에서만 관심을 끄는 ‘우물안 개구리’ 제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도 중국 기업의 약진을 의식하고 있다. 백선필 LG전자 TV CX 상무는 3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2 간담회에서 "중국의 하이센스와 TCL의 LCD TV 기술만 보면 우리가 가진 기술을 거의 90% 따라왔다"며 "TCL은 하이엔드 제품이 아닌 4K나 일반 TV는 동등한 수준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기업 TV가 저렴한 대신 성능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옛말이다. 백 상무의 발언 이상으로 중국 기업의 TV 기술은 한국기업과 동등 수준을 넘어 우위를 인정받을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
TCL 98인치 TV는 대만 미디어텍의 메인 칩셋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 TV 기능도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활용해 자체 OS를 쓰는 삼성전자와 LG전자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패널 주사율도 4K 화질에 240㎐를 지원하는 중국 기업이 120㎐에 머무른 한국을 앞섰다. 중국이 이미 8K 방송을 실시 중인 만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중국 기업이 앞서나갈 요인이 충분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TV의 고가 전략은 수익성을 높이고, 고환율·인플레 현상에 따라 불가피한 선택이다"라면서도 "세계 시장에서 중국 기업 TV라는 대체재가 있는 만큼 시장 선점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도 상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