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게임 기업들이 7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법’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법은 주 68시간이던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이 골자로,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들은 올 7월부터, 50인 이상 기업은 2020년부터, 5명 이상 기업은 2021년 7월부터 적용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근로 복지 환경을 점검하고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기반한 복지 활동을 대폭 늘리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넷마블과 넥슨·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를 필두로 웹젠·NHN엔터·카카오게임즈·펄어비스 등 중견 기업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우선 국내 게임사들은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고려해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유연 출퇴근제)는 최대 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직원들이 출퇴근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국내 주요 게임사 사옥 및 내부 모습. / IT조선 DB
국내 주요 게임사 사옥 및 내부 모습. / IT조선 DB
넷마블은 임직원의 ‘워라밸’과 행복한 일터 만들기를 위해 지난 3월 13일부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루 5시간 이상 근무하되 출퇴근시간을 임직원이 자유롭게 정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전면 도입했다. 임직원이 월(月) 기본 근로시간 내에서 직원들간 업무 협업을 위한 코어타임(10시~16시, 점심시간 1시간 포함)을 제외하고 나머지 업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 조절해 근무할 수 있다.

특히 넷마블은 2017년 2월부터 건강한 조직문화 정착의 일환으로 야근·주말근무 금지, 탄력근무제 도입, 종합건강검진 확대 등을 포함한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시행중이다.

넥슨도 7월 1일부터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직원 근무환경 변화에 나선다. 넥슨은 코어 타임을 중심으로 직원들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오전 7시에서 10시 사이 출근하고 15시에서 19시에 퇴근하는 1안과, 오전 7시에서 11시 사이에 출근하고, 16시에서 20시 사이에 퇴근하는 2안으로 운영한다.

넥슨은 출근 후 8시간 30분이 경과되면 별도의 알람을 하는 등 근로시간 관리 감독도 강화하며, 주말/법정 휴일 및 오후 10시 이후 야간 근로도 원칙적으로 금한다. 여기에 ‘OFF제도’도 신설해 근로시간이 ‘최대 근로가능시간’에 인접하면 OFF를 부여해 전일/오전/오후 중 선택해 쉴 수 있게 한다.

엔씨소프트 역시 이미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시행중이다. 이 회사는 1월부터 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출근시간을 오전 7~10시 사이 30분 단위로 선택할 수 있는 ‘유연출퇴근제’를 도입한바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워라발(워크는 스마트하게, 라이프는 발랄하게)’ 프로젝트를 도입해 직원들의 쾌적한 근무환경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 중견 게임사도 직원 근무 환경 변화에 앞장

대형 게임사로 이어진 근무 환경 변화와 직원 복지 증진은 중견 게임사로도 이어진다. 중견 게임사들은 주 52시간 체제 변화와 새로운 방식의 근무 환경을 도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웹젠은 7월 1일부터 자율출근제를 도입한다. 오전 9시~11시에 사이에 출근하는 가운데 8시간 근무에 맞춰 퇴근하는 방식이다. 40시간 근로시간을 기본으로 하며, 주당 52시간을 넘지 않는 선에서 한주간 최장 연장근무는 12시간 제한한다. 만약 연장근무를 하게되면 휴가 또는 임금으로 보상받는 ‘보상 휴가제’도 시행될 예정이며 포괄임금제도 폐지한다.

NHN엔터테인먼트도 7월부터 근로시간제를 도입하고, 펄어비스는 2017년 적용한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기반으로 추가 채용으로 쾌적한 근무 환경을 만드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펄어비스는 연말까지 근로시간제 발생에 따른 필요 인력을 뽑을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보다 더욱 활용도 높은 '놀금 제도'를 도입한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일괄 휴무일로 지정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매일 점심시간을 기존 1시간에서 30분을 추가하고, 월요일에는 출근 시간을 30분 늦추고, 금요일 퇴근을 1시간 30분 앞당긴다. 이 회사는 최근 사무실 이전을 통해 직원들에게 쾌적한 업무 공간과 편의 시설을 확보하는 등 복지에 신경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산업계에서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직원수 300명이하로 조정하는 등의 꼼수를 부리는 것과 달리 게임업계는 정부에서 정한 근로법에 대응하는 모습이다”며 “주요 게임사를 중심으로 직원들의 복지 증진과 쾌적한 근무 환경을 만들기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