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가 인공지능(AI) 연합전선 구축을 마쳤다. SK텔레콤이 사업자간 연합으로 선수를 치자, KT·LG유플러스가 LG전자와 학계·연구계를 끌어들여 원팀을 구성했다. 두 연합체간 본격적인 AI 시장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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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연 손잡은 KT·LG AI원팀…‘플랫폼사업자 부재'는 숙제

LG유플러스와 KT는 5G 기술과 데이터에 경쟁력이 있다. LG전자는 제조회사로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솔루션에 강점을 지녀 3사 간 시너지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 3사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확산 방지에 기여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한다. KT와 LG유플러스의 통신데이터에 LG전자의 스마트가전 및 AI 기술력을 결합할 계획이다.

KT가 운영하는 AI 플랫폼 ‘기가지니’와 LG전자 ‘LG 씽큐(LG ThinQ)’의 음성인식 연동도 검토한다. 기가지니를 통해 LG 가전제품을 조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KT와 LG유플러스의 홈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에 LG전자의 스마트 가전을 연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왼쪽부터 박일평 LG전자 CTO, 전홍범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 / KT
왼쪽부터 박일평 LG전자 CTO, 전홍범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 / KT
AI원팀의 아쉬운 점은 바로 플랫폼 사업자의 부재다. 네이버 같은 대형 플랫폼 사업자가 합류해야 제대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유플러스만 해도 별도의 AI 플랫폼이 없다보니 구글, 네이버 등과의 제휴를 통해 AI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네이버와 해왔던 협력을 끊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AI원팀 참여 여부는 네이버의 의지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KT는 네이버에 합류를 제안했는지 여부에 대해 밝힐 수 없다면서도 앞으로 계속해서 AI원팀 구성원을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KT 관계자는 "AI를 활용하는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다양한 업체들의 참여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협력 기간에 대해서는 "MOU에 언제까지 협력하겠다는 기간을 정하지는 않았다"며 "아직 구체적인 과제들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과제에 따라 협력기간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KT 연합, 사업자간 ‘시너지' 기대 속 ‘이해득실’ 복잡

지난해 말 AI 초협력군을 꾸린 SK텔레콤의 가장 큰 강점은, 모바일 플랫폼 1위 사업자 ‘카카오'를 잡았다는 것이다. 또 업무협약(MOU) 형태가 아닌 지분교환 방식의 끈끈한 혈맹으로 보다 장기적인 플랜을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

양사는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미래 ICT 등 4대 분야에서 전방위적 협력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도모 중이다.

미래 ICT 분야에서는 AI·IoT·금융 등 영역에서 양사의 기술 및 서비스 간 중장기적인 협력을 추진한다.

양 사는 지난해 11월 시너지 협의체를 구성했고, 첫 사업으로 프렌즈 VR월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AI 관련 협업 내용이 밝혀진 바는 없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 SK텔레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 SK텔레콤
업계에서는 카카오와 SK텔레콤이 중복되는 사업이 많다보니, 시너지 모색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SK텔레콤은 티맵, 티맵내비, AI스피커 ‘누구', 음원서비스 ‘플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 결제 솔루션 SK페이 등 서비스를 운영한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맵, 카카오내비, 카카오미니, 멜론, 카카오TV,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영위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시너지 협의체 성과가 부진한 것에 대해 "아직 구체적 결과물 보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검토를 계속하고 있는 단계"라며 "구체화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도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 초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와 카카오와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협력 사례는 들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AI 플랫폼 ‘빅스비'와의 협력을 예상한다.

SK텔레콤은 클라우드 전문기업 베스핀글로벌과도 공조를 강화하는 등 최근 ITC업계의 트렌드는 합종연횡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빅데이터 시대는 한 기업이 혼자서 헤쳐나가기 쉽지 않기 때문에 연합이 필요하고, 그런 부분에서 의미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기업 참여하는 것이 경쟁력이 있으므로 앞으로도 계속 협력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