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비티, 넥슨, 넷마블이 1990~2000년대 추억의 게임 원작의 모바일게임을 일주일 새 연달아 선보인다. 7일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시작으로 8일 마구마구2020 모바일, 15일 바람의나라 연이 나온다.

이들 게임은 제각기 다른 매력을 지녔지만, 중·대형 게임사가 PC게임 시장에서 ‘잘 나가던’ 자사 주요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만드는 게임인만큼 흥행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라그나로크 오리진과 바람의나라 연은 회사를 대표하는 IP를 활용해 만든 게임인만큼 치열하게 대결할 것이 예상된다. 마구마구 모바일은 이미 모바일게임 시장에 다양한 야구게임이 출시한 상황에서 원작의 성공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바람의나라 연, 마구마구2020 모바일, 라그나로크 오리진 로고 / 각 사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바람의나라 연, 마구마구2020 모바일, 라그나로크 오리진 로고 / 각 사 제공
그라비티가 7일 오전 11시에 선보이는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그라비티의 간판 PC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플레이 경험을 모바일 플랫폼에서 계승하고, 한층 발전 시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이다.

원작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2019년 10월기준으로 세계 누적 이용자 수가 7000만명에 달하고,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 오세아니아를 가리지 않는 93개 지역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이다. 그라비티는 이 게임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리며 2005년에는 한국 게임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나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라비티는 지스타2019에서 개발 중인 라그나로크 기반 게임 6종을 공개했고, 지금까지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해 제작한 게임은 많지만, 오리진은 이 중에서도 가장 기대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라그나로크 원작의 퀘스트·스킬·업적·스탯 등 다양한 요소를 구현한 것은 물론, 잡지·무도회 등 여성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새 콘텐츠도 다수 담았다.

개발팀은 이 게임의 목표가 앱마켓 매출 순위 1위라는 포부를 밝혔다. 정일태 라그나로크 오리진 총괄팀장은 6월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게임 기획 단계부터 원작의 정통성을 이어받는 게임으로 설계했으므로 팀원 모두가 ‘오리진’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원작을 단순히 계승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새 시작을 연다는 포부도 담은 게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일태 총괄팀장이 6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소개하는 모습 / 그라비티
정일태 총괄팀장이 6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소개하는 모습 / 그라비티
넥슨은 15일 MMORPG ‘바람의나라 연’을 출시한다. 이 게임의 원작 바람의나라는 넥슨에게 상징적인 게임이다. ‘PC통신’ 시절 ‘천리안’에서 1996년 4월 출시해 단 한 번도 서비스를 멈추지 않았다. 이 덕에 2011년 기네스북에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로 등재되기도 했다.

바람의나라 연은 원작, 특히 2003년 리뉴얼 이전 버전의 ‘도트 그래픽’을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게임이다. 단순히 옛날 그래픽을 그대로 다듬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 작업으로 일일이 도트를 찍어 작업했다. 게임 시스템 면에서도 무한장(PVP 시스템), 자동사냥 지원 등 모바일게임 편의 시스템을 다수 도입했다.

바람의나라는 게임 내에서 ‘문파’ 등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다양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재미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게임이다. 개발팀은 상대적으로 화면이 작고, 터치스크린으로 채팅을 쳐야 하는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커뮤니티의 재미 요소를 살리기 위해 세로 모드와 오픈 채팅, 단톡방과 채팅 창 크기·투명도 조절 등 기능을 마련했다.

이 게임의 출시 시기는 원래 2019년 하반기였으나, 넥슨은 한 차례 출시 시기를 미루고 개발에 몰두해 완성도를 높이려 노력한다. 2019년 8월 처음으로 비공개테스트(CBT)를 진행한 이후 꾸준히 각종 테스트를 진행하며 이용자 의견을 게임 출시 시점에에 반영할 예정이다.

첫 CBT 당시 레이드 플레이를 시연하는 모습 / 오시영 기자

넷마블은 2006년 출시한 원작 PC 야구게임 ‘마구마구’를 바탕으로 만든 게임 ‘마구마구2020 모바일’을 8일 선보인다. 이 게임은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엔파크가 개발을 맡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게임 개발팀에 원작 핵심 개발 인력 다수가 포진한 만큼, 원작의 재미와 함께 더 발전한 시스템을 담은 야구게임이 등장할 것을 점친다.

실제로 이 게임은 실제 KBO 리그 선수 성적을 2주마다 반영해 게임 선수 카드 능력치를 바꾸는 '라이브 카드' 시스템과 이용자 간 자유롭게 선수 카드를 거래할 수 있는 '이적 센터' 시스템을 담았다. 이용자 간 대결은 3이닝으로 간소화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싱글 플레이 모드에 한해서는 자동 플레이 등 각종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이에 더해 SD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큼 공을 치고 달리는 등 게임 플레이 면에서 템포가 비교적 빠르고, 모바일 화면 안에서 구현하기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날씨 시스템’이라는 변수를 둬서 이용자가 날씨에 따라 전략적으로 선수를 활용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를테면 가 흐리면 타율이 높아지는 선수가 있는 식이다.

넷마블 한 관계자는 "오랫동안 서비스했던 원작 마구마구를 기반으로 만든 게임인 만큼 원작 SD 그래픽 등을 모바일 플랫폼에 녹여낸 덕에 많은 이용자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찬호 넷마블앤파크 개발PD는 22일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야구게임의 본질은 직접 덱을 짜는 즐거움, 성장의 재미, 경쟁과 기록의 재미 등을 제공하는 것인데, 이에 집중해 개발했다"고 말했다.

마구마구2020 모바일 이미지 / 넷마블
마구마구2020 모바일 이미지 / 넷마블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