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3위 리니지2M, 히든카드 '공성전'도 안 통했다

오시영 기자
입력 2020.08.20 06:00
리니지2M 히든카드 ‘공성전’ 업데이트, 매출 순위와 주가는 제자리걸음
핵심 콘텐츠지만, 이용자 ‘상위 혈맹만의 콘텐츠’ 쓴소리
경쟁작 넥슨 ‘바람의나라 연’에 밀려 매출 순위 2위→3위로 떨어져
업계 "성과는 장기적으로 봐야, 리니지2 나머지 콘텐츠 기대"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대표작 ‘리니지2M’의 핵심 콘텐츠 ‘공성전’ 업데이트에 대해 게이머들의 불만 목소리가 높다. 일부에선 ‘극소수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란 비판이다.

리니지2M / 엔씨소프트
19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 리니지2M은 출시 4일 후인 2019년 12월 1일 1위에 오른 후 리니지M과 함께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 순위 1위~2위를 ‘236일’ 동안 지켰다. 하지만, 7월 22일 넥슨 바람의나라 연에 2위를 내준데 이어 엎치락뒤치락하다, 최근에는 매출 순위 3위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엔씨는 리니지2의 주요 콘텐츠 공성전을 리니지2M에 업데이트해 반전을 노렸으나, 기대와는 달리 매출 순위 및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걷는다. 엔씨측은 공성전이 회차를 거듭할 수록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 추가 콘텐츠도 마련한다고 밝혔다.

엔씨 "리니지2M 기술력은 핵심 콘텐츠 공성전 위한 포석" vs 이용자 "극소수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엔씨는 리니지2M의 앞선 기술력을 항상 자랑했다. 김택진 엔씨 대표가 리니지2M 출시 직전 이 게임을 ‘향후 몇 년간 다른 게임이 기술력으로 따라올 수 없을 것이다’라고 소개한 점에서 이 게임에 대한 엔씨소프트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캐릭터를 비롯한 오브젝트가 서로 부딪혀 겹치거나 뚫고 지나갈 수 없는 충돌 효과로딩 없는(구역 구별 없는, Seamless) 오픈필드다. 둘 다 모바일 환경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기술이다. 엔씨는 리니지의 핵심 재미 중 하나인 공성전 콘텐츠를 위해 이 기술을 만들었다.

충돌 효과 덕분에 캐릭터는 공간을 점유할 수 있다. 실제 공성전처럼 주요 지역을 캐릭터의 ‘몸’으로 지킬 수 있다. 넓디 넓은 오픈필드 덕에 캐릭터는 공성전의 성 안 어느 곳이든 로딩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전투를 벌일 수 있다.

이처럼 가장 중요한, 회심의 카드인 공성전을 꺼냈는데도 19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여전히 리니지2M의 매출 순위는 제자리다. 리니지2M 이용자 커뮤니티에서는 ‘공성전의 재미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견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리니지2M 공성전 콘텐츠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쓴소리하는 한 이용자의 글 / 리니지2M 홈페이지
이용자의 불만은 서버 내 라인 혈맹(최고로 힘이 강한 세력을 이르는 리니지 용어)성에 무혈 입성한 까닭에 터져 나왔다. 기대했던 것처럼 치열하게 수성하고 공격하는 양상이 아니라 강한 이용자를 다수 보유한 혈맹이 너무나 쉽게 성을 차지해 싱겁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이용자는 "공성전이 아니라 ‘돈 많이 쓴 이용자에게 전리품 던져준 것’과 다름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디온 공성전은) 리니지2M 이용자가 1000명 있다면, 한두명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느껴졌다"며 "남은 998명이 즐길 거리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계 "첫 공성전이 기대감에 못 미친 것은 사실, 향후 콘텐츠 업데이트가 관건"

리니지2M의 디온 공성전은 처음 열린 콘텐츠다.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첫 공성전에서는 기존에 성을 차지한 혈맹이 없었기 때문에, 1위 혈맹이 성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이 나오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엔씨는 9월 월드 공성전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름이 같은 1~10번 서버 이용자가 모여 겨루는 콘텐츠인데, 이때 각 서버의 최상위권 혈맹이 서로 싸우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C게임 리니지2에 등장한 ‘용병 시스템’이나 날아다니는 와이번 탈것 등 아직 리니지2M에 추가할 콘텐츠가 많다.

엔씨 관계자는 "공성전은 이용자가 만들어가는 콘텐츠이므로 향후 회차를 거듭하며 혈맹간 협력·적대 관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면 더 치열하고 재미있는 양상이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며 "추후 업데이트할 용병 시스템 등도 공성전 콘텐츠의 재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용병, 와이번 시스템의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이용자 반응이나 매출 순위 측면에서 첫 공성전 업데이트의 성과가 예상치에 못 미친 것으로 본다"며 "엔씨는 게임 콘텐츠를 잘게 쪼개서 자주 추가한다.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추가하느냐에 따라 리니지2M의 순위가 한순간 급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디온 공성전이 기대감에 비해 영향력이 적었고, 2분기 리니지2M 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은 여전히 매출 순위 3위다"며 "엔씨는 콘텐츠 업데이트에 능한 회사이므로 추후 다른 콘텐츠로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첫 공성전 이후 이용자가 보인 반응의 일부, 공성전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재미가 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성토하는 목소리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 리니지2M 홈페이지
다만 2위 자리를 차지한 경쟁작, 넥슨 바람의나라 연의 기세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 게임도 앞으로 내놓을 콘텐츠가 아주 많다. 바람의나라 연 출시 시점에 공개한 게임 지역 국내성·부여성·12지신의 유적·한두고개 지역은 원작 게임 바람의나라 기준으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지옥과 남극, 산적굴, 중국과 일본, 환상의섬, 백두산, 북방대초원 등 원작 게임에는 있으나 아직 모바일에서는 구현되지 않은 지역과 콘텐츠가 매우 많다.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이른 시일 내에 바람의나라 연 콘텐츠로 산적굴, 북방대초원 등 지역을 추가해 인기 상승세에 속도를 붙일 예정이다.

넥슨 바람의나라 연 등 경쟁작 여파에 엔씨 주가도 횡보


엔씨소프트 3개월 주가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 경쟁작 바람의나라 연 출시일 즈음부터 주가가 하락했다. / 네이버 금융
한편, 최근 넥슨 바람의나라 연에 밀린 리니지2M의 매출 순위 때문에 엔씨소프트 주가가 횡보 상태라는 분석도 나온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리니지M·2M 흥행과 향후 신작 출시에 대한 기대감 덕에 6~7월에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 100만원을 넘볼 정도로 올랐다. 7월 6일 종가는 99만5000원이다. 하지만 경쟁작 넥슨 바람의나라 연이 등장한 7월 초중순부터 주가가 떨어져 7월 27일 종가 78만5000원을 기록, 80만원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최근 회사 주가는 회복세를 보이나, 전처럼 100만원을 넘볼 정도는 아니다.

엔씨소프트 2020년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이 기간 모바일게임 매출은 3571억원이다. 리니지M이 1599억원, 리니지2M이 1973억원이다. 엔씨소프트가 1분기 모바일게임 매출액 5532억원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35%쯤 줄었다. 리니지2M 매출이 1분기 3411억원에서 2분기 1973억원으로 42%나 줄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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