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조가 전면파업 준비에 속도를 낸다. 한국GM과 르노삼성 등에도 여전히 파업의 불씨가 남아있다. 기아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국내 완성차 업계의 연쇄 파업이 우려된다.

기아차 화성공장 생산라인 / 기아자동차
기아차 화성공장 생산라인 / 기아자동차
4일 기아차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2020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 불발에 따른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찬성률 73.3%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기아차 노조 집행부는 투표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쟁의조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중노위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기아차 노조는 합법적인 단체행동권을 얻게 된다.

기아차 노사는 9차례 교섭을 통해 기본급 12만원 인상, 성과급 지급, 전기차 및 수소차 모듈 부품공장 설치를 통한 고용 안정, 정년 연장 등을 요구했다. 사측과 이견 차이가 상당한 상태다. 기아차 노조가 올해 파업을 진행할 경우 2011년부터 9년 연속 파업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앞서 파업 절차에 돌입했던 르노삼성차와 한국GM에 자동차 업계 관심이 쏠린다. 우선 르노삼성은 당장 전면파업에 돌입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오는 9일 차기 노조위원장 선거 후 집행부 구성 등에 2주 이상 시간이 걸려서다. 단체행동을 위한 조직이 자리잡기 전인 만큼 2020 임단협 교섭 자체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3일 전면파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던 한국GM 노조는 4일 현재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비상소집 상태로 전환하고 사측과 22차 교섭을 재개했다. 노사간 입장 차이는 여전하지만, 교섭 여지는 충분한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지만, 여전히 전면파업 위험은 남아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을 일찌감치 무분규로 타결한만큼 하반기 자동차 업계 파업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지만, 기아차 등 3사의 노사갈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라며 "자동차 업계 ‘추투' 여부는 기아차 노조의 결정에 달려있는 상황이다"라고 분석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