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고객 가치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노린다. 소비자 대상(B2C) 사업 영역에선 실적을 얻는 키즈,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사업을 중심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 나선다. 기업 대상(B2B) 사업에선 LG그룹의 기술 역량을 토대로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모빌리티,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실적 확대를 도모한다. 이를 통해 2025년 비통신 사업 분야의 실적을 전체의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30일 서울 용산에 있는 LG유플러스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간담회는 황현식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 취임 후 맞은 첫 번째 간담회 행사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취임 후 사업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황현식 LG유플러스 CEO가 30일 LG유플러스 용산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김평화 기자
황현식 LG유플러스 CEO가 30일 LG유플러스 용산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김평화 기자
황현식 CEO "LGU+, 해지율 가장 낮은 이통사로 만들 것"

황 CEO는 간담회에서 취임 후 줄곧 고객 중심 경영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고객 중심이라는 미사여구에 그치지 않고 실제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 불만사항)를 파악해 서비스 개선을 하며 찐팬(진성 고객) 늘리기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CEO 취임 후 스스로 던진 첫 번째 질문은 과연 그동안 통신회사가 고객 중심이었나 하는 일종의 반성이었다"며 "그간 고객 중심의 경영을 끊임없이 얘기했음에도 만성적인 고객 페인 포인트가 반복해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사업 의사결정 때 고객 중심보다는 재무 성과나 회사 효율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은 회사에 부담이 있더라도 고객에게 의미 있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고객 관점에서 과감하게 추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황 CEO는 2020년 12월 취임 후 7개월간 빅데이터 중심의 고객 페인 포인트 파악에 주력했다. 고객이 페인 포인트를 느끼기 전 문제를 사전에 예지해 개선하는 활동도 진행했다. 스타트업 업무 방식을 LG유플러스에 도입, 고객 피드백을 빠르게 서비스에 반영하는 일도 함께다.

그는 "고객 만족도를 높여 해지율이 가장 낮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LG유플러스의 바람이다"며 "앞으로 고객 중심 경영 체제를 확고히 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 LG유플러스
B2C에선 잘하던 사업 더 잘하고 B2B에선 신사업 성장 노린다

황 CEO는 LG유플러스가 B2C와 B2B 영역에서 각기 다른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에도 각각의 목표 설정으로 사업 성과를 이루겠다는 다짐도 더했다.

B2C 영역에선 기존에 성과를 올리는 콘텐츠 사업 영역에서 더 큰 성장 동력을 발굴한다. IPTV 전용 유아동 콘텐츠 브랜드인 U+아이들나라와 아이돌 가상현실(VR) 콘텐츠, 모바일 앱과 IPTV에서 제공하는 U+프로야구 및 골프 서비스 등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나선다. 해당 서비스의 플랫폼화도 내다본다.

그는 "아이들나라와 아이돌 VR, 프로야구·골프 (콘텐츠) 등 세 가지 분야를 플랫폼화하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싶다"며 "단순히 기존에 있는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수준보다는 플랫폼화 수준까지 가면서 그에 걸맞은 콘텐츠를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자 관련 부서를 조직적으로 강화하겠다"며 "영향력 있는 사업자와의 지분 투자 및 협력으로 지식재산권(IP) 확보하면서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B2B 영역에선 B2C 대비 더 큰 사업 성장을 기대한다. LG 그룹사가 보유한 역량을 공유해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모빌리티, AI 등 비통신 사업에서 실적 성장을 내다본다. 이를 통해 현재 전체의 20% 수준인 비통신 사업 수익을 2025년 30% 비중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최택진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은 "LG 그룹사가 제조사 기반이기에 다수 협력업체까지 해서 스마트팩토리 레퍼런스를 만들었고, 상품화를 진행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며 "모빌리티는 경쟁사보다 (진입이) 늦지만 LG가 전장 사업에 힘을 쏟는 만큼 시너지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박종욱 LG유플러스 CSO, 최택진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 황현식 CEO, 박형일 LG유플러스 CRO, 최창국 LG유플러스 미디어콘텐츠그룹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김평화 기자
왼쪽부터 박종욱 LG유플러스 CSO, 최택진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 황현식 CEO, 박형일 LG유플러스 CRO, 최창국 LG유플러스 미디어콘텐츠그룹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김평화 기자
LGU+, 사업 역량 확보 위한 투자와 M&A 나선다…"AI·빅데이터·콘텐츠 인재 4000명까지 확대"

LG유플러스는 B2C, B2B 사업에서 각각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적극적인 투자 행보에 나선다. 필요시 인수합병(M&A)도 아끼지 않는다. 전문 인재 확보도 필수다.

황 CEO는 "AI와 빅데이터, B2B 솔루션, 콘텐츠 등 주요 분야에서 핵심 역량을 확보하고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파트너와 협력 관계를 만들어가면서 필요시 전략적 투자, M&A를 진행하겠다"며 "관련 영역에서 인재도 채용해 (전문 인력을) 4000명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LG 그룹 AI연구원과 긴밀히 협력해 주요 사업 과제를 해결해가고 있으며, 자체 역량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사업 부문에선 조직 개편을 진행한다. 아이들나라 사업단, 콘텐츠 서비스 사업단, 광고 사업단 등 세 개 사업단 편제로 신사업 추진을 강화한다. 데이터의 중요성이 강해지는 만큼 CEO 직속으로 관련 사업 조직도 새롭게 설치한다.

황 CEO는 "세 개 (사업단으로) 편제를 명확히 하면서 거기에 맞는 리더분들을 외부에서 열심히 찾고 있다"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중요성이 강해지는 만큼 관련 역량을 축적할 수 있어야겠다고 생각해서 (관련) 조직을 CEO 직속으로 별도 설치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5월 사외이사 중심으로 신설한 ESG위원회를 통해 외부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나선다. 경영 투명성과 거래 공정성을 통한 주주 친화적인 경영 강화도 과제다.

황 CEO는 "언택트(비대면) 환경으로의 전환이 계속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 열리고 있다"며 "고객 관점에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면서 고객 중심의 경영을 통해 누구보다 먼저 기회를 잡겠다"고 향후 포부를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