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가보자고]⑧ 연구개발부터 소비자 소통까지, 미래형 자동차의 무한질주

박소영 기자
입력 2021.08.17 06:00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은 자동차 업계가 타 산업군에 비해 빠른 축에 속한다. 의료계와 마찬가지로 연구개발(R&D)에 원하는 만큼 시뮬레이션 작업을 실행할 수 있어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비대면 활동의 증가로 신차 품평회와 시승회를 가상세계에서 차례로 개최하고 있다.

독일 BMW가 엔비디아와 구축한 ‘가상공장 프로젝트’ 모습. / BMW
메타버스 활용 산업군 중 가장 활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차량을 점검하고 연구개발을 진행하면 실물 제작보다 오류를 검증하는 데 용이하다. 반복 점검이 가능해 완성도 높은 차량이 만들어진다는 장점도 있다.

독일 BMW는 4월 실제 공장을 똑같이 구현한 ‘가상공장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엔비디아와 협력해 만든 옴니버스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제조 시스템을 구동할 수 있다. 생산 공장 내 부품의 위치와 이동 경로, 라인을 변경해 불량과 생산효율을 검증한다.

밀란 네델코비치 BMW 생산담당 임원은 "옴니버스로 정확성과 속도 그리고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주 겸 대표(CEO)는 "미래 인간과 로봇이 공장에서 함께 일하고 엔지니어는 공장 설계의 모든 부분을 가상공간에서 협업하는 형태로 나아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볼보는 2019년부터 신차 프로토타입 작업에 증강현실(AR)을 도입했다. 폭스바겐은 전 세계 생산현장 120곳을 인터랙티브 3D로 만들어 실시간으로 협업하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기아차가 메타버스를 활용한 디자인, 설계 등 차량 개발 업무에 힘쏟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네이버 제페토와 손을 잡아 가상세계에 차량을 구현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는 글로벌 3D 개발 플랫폼 업체 유니티와 2018년부터 손을 잡아 VR 기반 자율주행 개발 환경을 검증해 왔다. 사물을 인식하고 주변 환경 조건까지 검증해 나가고 있다.

쉐보레 볼트EUV와 볼트EV의 홍보 모델인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 / 쉐보레
가상세계 활용한 소비자 니즈 맞추기

가상세계와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려 소비자와 눈높이를 맞추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11일 쉐보레는 전기 SUV 볼트EUV와 순수 전기차 신형 볼트EV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숏폼 콘텐츠를 공개했다. 영상에는 버추얼 인플루언서이자 국내 1호 가상 모델인 로지(ROZY)가 출연했다. 쉐보레는 가상세계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코로나19로 인해 만끽하지 못했던 일상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신차 품평회도 이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열린다. 코로나19 전까지 각국 디자이너가 국내에 직접 방문해야 했지만, 가상현실(VR) 헤드셋 쓰고 사무실에서 프로그램에 접속하는 식으로 변화했다. 실제 자동차와 같은 가상의 3D 디지털 자동차를 두고 디자이너들이 색상, 재질 등을 바꾼다. 현대·기아차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으로 신차 품평회를 열고 디자인을 수정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수소전용 대형트럭 ‘넵튠’을 출시했다.

소비자 대상 시승회도 메타버스에서 열린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 게임에서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한 페라리 신차 ‘페라리 296 GTB’를 출시했다. 페라리 296 GTB는 2022년 출시 예정으로 페라리 최초 6기통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다.

포트나이트 이용자는 차량을 살펴보고 직접 운전할 수 있다. 아이템 상점에는 레이서 의상, 터보 등 장신구를 판매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시승에 참여해 게임 속 세상 곳곳을 누빈 이용자들은 "예쁘고 마음에 든다"며 "빨리 다른 차종도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반응했다.

시승회에서 나아가 현실과 똑같은 모습을 웹상에서 구현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4월 현대오토에버는 3D 스트리밍 컨피규레이터(사용자가 옵션을 선택해 제품이나 공정의 변화를 표시할 수 있게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인 ‘네오-트리다이브(NNNEO-TriDive)’를 제작했다. 소비자가 자동차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차량의 트림과 옵션을 선택하면 즉시 웹에서 현실과 똑같은 모습이 나타난다. 선택한 트림에 따라 어느 각도에서나 차량 밖의 휠과 선루프가 적용된 모습이 보인다. 차량 내부에서도 트림에 따른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박태준 현대오토에버 고객경험시스템팀 팀장은 "사용자에게 몰입감 높은 가상 경험을 제공해 현실과 초현실의 만남을 더 빠르게 만들고자 한다"며 "소비자가 가상공간에 있으면서도 마치 현실이라고 느낄 정도의 실감을 느끼도록 SW 기술 우위를 선점할 전략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미디어그룹의 IT 전문 매체 IT조선은 메타버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메타버스 웨비나를 개최한다. 8월 19일 오후 1시 30분부터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메타버스라는 신기술을 이해하고 최근 트렌드를 파악해 디지털 시대를 앞설 수 있는 자리다. 메타버스 중심의 시장 변화 흐름에 맞춰 국내외 기업 현황과 미래 전망 등을 조망할 예정이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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