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승인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지만, 연내 인수 작업을 마무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종원 SK하이닉스 경영지원담당 부사장(CFO)은 26일 2021년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인텔 낸드 인수 관련한 중국 정부 승인은 애초 3분기 말을 예상했는데, 조금 지연되고 있는 상황으로 4분기 안에는 승인을 받고 인수 작업을 마무리 할 것으로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총 8개 나라에서 7개국이 무조건부 승인을 내준 것을 본다면 늦어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 역시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계획보다 인수 승인이) 2~3개월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다양한 백업 시나리오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계획과 대비해 크게 흔들리지 않은 형태로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생산라인 모습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생산라인 모습 / SK하이닉스
노 부사장은 3분기 실적에 대해 "최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으로 우려가 있음에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다"라고 평가한 뒤 "앞으로도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4분기에 D램 출하량은 한 자릿수 중후반 증가를, 낸드 플래시는 3분기에 이어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출하량 증가를 계획하고 있다"며 "여기에 원가 개선을 통해 연간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 외생 변수 장기화 가능성과 관련, 설비투자 공급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설비투자는 매출의 30% 수준으로 유지할 예정이다"라며 "당사의 경영 계획을 최소 두 달이상 앞당겨 내년 계획을 준비하고있고 이에 따라 장비업체 발주와 커뮤니케이션도 더욱 빠른 타이밍에 진행하고있다"고 밝혔다.

이어 "D램은 향후 상반기까지 가능한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낸드의 경우 자사의 128단과 176단 경쟁력이 업계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며 "이런 원가 경쟁력 활용해 수급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부사장은 "인텔 낸드 인수 이후 두 회사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상호보완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규모의 경제도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창사 이래 분기 단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영업이익도 반도체 슈퍼사이클(호황기)이었던 2018년 4분기 이후 2년 반 만에 4조원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11조8053억원, 영업이익 4조1718억원(영업이익률 35%)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45%, 영업이익은 220% 각각 증가했다. 전분기에 비해서도 14%와 55% 각각 늘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종전 최대 실적이었던 2018년 3분기(11조4168억원)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2018년 4분기(4조4천301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SK하이닉스가 호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서버와 스마트폰(모바일)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고, 제품 가격이 상승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는 10나노급 3세대(1z) D램과 128단 4D 낸드 등 주력 제품의 수율을 높이고, 동시에 생산 비중을 확대해 원가경쟁력을 개선한 덕이다.

회사 측은 이날 D램과 낸드 등 사업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적자가 지속돼온 낸드 사업이 3분기에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은 2018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1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