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尹, 누가 돼도 플랫폼 규제 강화는 불가피

이은주 기자
입력 2022.03.08 06:00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윤석열 등 양당 대표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플랫폼 기업 규제 강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대선 후보가 공통적으로 거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수수료 문제를 지적해 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공택시앱을 대안으로 내세우는 등 엇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 플랫폼 기업과 거래하는 다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표심이 직결된 영향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당 후보 / 조선일보DB
플랫폼 ‘갑질' 문제 해결 초점 둔 두 후보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모두 플랫폼 거래시장에서 발생하는 ‘갑질문제'를 견제하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다만 두 후보의 차이는 규제의 강도다. 이 후보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업자와 소비자 보호에 확실한 초점을 맞추고 규제 강도를 더 높인 반면 윤 후보는 최소 규제를 바탕으로 하는 기업의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이재명 후보는 ‘플랫폼 갑질'에 따른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이들에 단체결성권과 협상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국회에 계류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등 규제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도 봤다. 수수료 문제도 개입을 시사한 상태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에 "플랫폼 수수료는 온라인 임대료다"라면서 일정 규모 이상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입점업체 등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투명히 밝히고, 그 적절성을 정부가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12월에는 "플랫폼 시장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경쟁력을 갖추고 상권의 중심이 되도록 정책과 법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후보가 당선되면) 플랫폼 규제의 구체적인 지도 안이 만들어지겠지만, 후보가 소상공인 보호에 방점을 두겠다는 의지가 강한만큼 이를 위한 정책이 추진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IT업계의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는 한때 미국 하원서 통과한 플랫폼 규제 5법을 꼼꼼히 스터디하기도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당 법안은 플랫폼 기업이 독점화화되면서 시장 경쟁을 둔화시키지 못하게 하려면, 강력한 구조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담겨있다.

윤석열 후보는 갑질문제 해결 방법론에서 차이를 뒀다. 그는 자율규제를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 섣부른 규제보다는 플랫폼 생태계 내에서 자율 규제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후보는 공약집을 통해 "플랫폼 분야 특유의 역동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최소규제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플랫폼 기업이 문제를 자체 해결할 수 있도록 자율규제 기구를 설립하고, 내부 자율분쟁조정위원회 설치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선이 다가오면서 수수료 문제에는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석열씨의 심쿵 약속’에서 빅테크 금융업 규율에 대한 ’동일기능, 동일규제 적용’의 기본원칙에 따라 간편결제 수수료에 대해서도 신용카드 등과 같이 준수해야 할 사항을 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빅테크 기업의 결제 수수료가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보다 최대 세 배 이상 높다"며 "영세 소상공인에 적용되는 간편결제 수수료 부담을 최소화하고 간편결제 수수료도 신용카드 등과 같이 준수 사항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입모아 ‘카카오택시' 비판…공공택시 앱 대안으로

두 후보의 플랫폼 규제는 택시 업계와의 약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두 후보는 최근 택시업계를 만나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공공 택시 호출 앱'을 만들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후보는 지난달 16일 택시업계와 정책 협약식에서 경기도 지사 시절 만든 ‘배달특급'(음식배달) 앱을 언급하면서 "택시도 그런 단위로 하고 싶었는데 일부 반대가 있어 못했다"며 "경기도가 민관합동 택시 앱을 만드는데 전국화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후보 역시 지난달 8일 공공택시호출앱 개발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서 플랫폼을 만들면 (공공) 배달 서비스와 달리 잘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택시업계가 수수료 부담 문제와 ‘콜 몰아주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두 후보는 이를 모두 ‘플랫폼 갑질'로 규정하며, 그 대안으로 공공이 운영하는 전국 단위의 공공택시 앱 개발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카카오라는 플랫폼의 택시중개시장 독과점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정부가 직접 플랫폼을 구축해서 갑질을 견제하겠다는 취지다.

업계는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해 문제를 풀려면 시장 내 자율적인 경쟁이 억제될 수 있고, 정부가 추진했던 서울시 제로페이나 경기도 배달특급 등 공공앱 사례를 보면 소비자들의 호응이 없을 가능성이 커 개입의 실효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i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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