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첫 여성 수장인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이 취임 1년 만에 자리를 내려놨다. 임 장관은 빅블러(Big Blur, 산업간 경계 융화 현상) 시대 과기정통부가 융합과 혁신의 자세로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기 중 청년 지원 정책을 추진한 것이 주요 보람이라는 소회도 전했다. 과기정통부 내부에서도 임 장관이 청년 관련 정책에서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이 9일 진행한 장관 이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과기정통부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이 9일 진행한 장관 이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과기정통부
"빅블러 시대, 미래 준비하는 과기정통부 역할 막중하다"

임혜숙 장관은 9일 오후 세종시 과기정통부 생각나눔방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1년여 임기를 마친 소회와 부처 차기 과제를 제시했다. 임 장관은 최기영 전 과기정통부 장관 후임 주자로 2021년 5월 과기정통부 장관에 취임했다.

임 장관은 "새로운 정부에서 우리부(과기정통부)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부는 미래를 준비하고 선도해야 하는 사명을 가진 부처인 만큼 기존의 틀을 깨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것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산업과 산업, 기술과 기술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 시대에 과학 기술과 디지털 융합이 최고의 혁신 방안이라고 전했다. 과기정통부가 이같은 기술 융합 추진으로 미래 기술을 확보하고 신산업 창출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도 더했다.

임 장관은 과기정통부가 앞으로도 적극성과 전문성을 갖춘 융합과 혁신의 주역이 돼야 한다고 봤다. 과기정통부가 관련 정책 추진 과정에서 부처 간 협업을 이끌고 민간과도 긴밀히 협력하는 조정자가 돼야 한다는 요구도 함께다.

또 현장 중심의 정책 추진과 화합하는 조직 문화 추진도 차기 과제로 제시했다. 정책 수립 시 연구 현장으로, 기업 속으로 직접 가서 고민과 아이디어를 나누며 최종 고객이 국민을 고민해야 한다는 게 임 장관 설명이다. 존중과 배려를 기본으로 편견 없이 활발히 소통하면서 협력해야 한다는 조언도 더했다.

세종시에 있는 과기정통부 건물 전경 일부 / IT조선 DB
세종시에 있는 과기정통부 건물 전경 일부 / IT조선 DB
청년 인재 양성에 각별한 관심 둔 임 장관…과기정통부 "첫 여성 장관으로서 특색 살렸다"

임 장관은 이임사를 통해 임기 안에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주인공인 청년을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한 것이 큰 보람이라고 전했다. 누리호 발사와 4차 산업혁명 대응의 기틀을 마련한 점도 잊지 못할 성과라고 짚었다.

임 장관은 "우리 청년이 더 큰 꿈을 가지고, 더 많이 도전하여, 더 크게 성장하고, 더 넓은 세계로 도약할 수 있도록 촘촘한 지원이 꾸준히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임 장관은 올해 과기정통부 핵심 과제로 4대 전략을 발표하면서 청년 역량 증진 사업을 포함한 바 있다. 청년 인재를 양성하고자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데이터 바우처와 정부 출연 연구소 인프라 등을 활용해 청년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이다. 키다리아저씨재단과 창업캠프, 특화펀드 등을 통한 민·관 협력 지원 체계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임 장관은 1월 열린 과기정통부 출입기자단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사업을 소개하며 "앞으로 넉 달 정도 남은 임기 동안 청년 인재 지원을 잘해서 보람을 느끼고 싶다"며 "야심 차게 준비한 청년 지원 정책에서 보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과기정통부 내부에서도 임 장관이 청년 관련 정책 추진에 있어서 의지를 보인 점을 주요 성과로 봤다. 과기정통부 첫 여성 장관으로서 특색을 살렸다는 평가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첫 여성 장관이다 보니 내부에선 부드러운 카리스마, 세심한 배려가 남달랐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이미 정책이 세팅된 상황에서 취임했지만, 청년 디지털 정책 등에서 본인의 특색에 맞춰 의지를 보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