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해지는 결제 수수료 인하 전쟁

입력 2019.02.07 18:21

정부 카드수수료 인하 대책이 지난달 31일 시행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를 0%로 낮추자는 목표 아래 QR코드 방식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제로페이' 시범 사업에 돌입했다. 벤처업계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수수료를 낮춘 결제 서비스를 선보인다. 카드수수료 인하 경쟁에 정부와 민간이 역량을 결집하는 모양새다.

◇ 블록체인 활용한 결제 수수료 인하 서비스 출격 준비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프로젝트 테라(Terra)는 블록체인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테라X(가칭)'를 오는 3월 선보일 예정이다. 테라는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을 창립한 신현성 대표가 이끄는 블록체인 기업이다. 법정통화에 연동해 암호화폐(가상화폐) 가격 변동을 최소화한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인 '테라'를 활용한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을 준비한다. 테라 플랫폼 안에서 디앱(dApp∙분산형 애플리케이션)도 작동할 예정이다.

조선일보DB
블록체인은 작업증명(PoW), 지분증명(PoS) 같은 합의 알고리즘을 이용한다. 기존 중앙화된 시스템과 달리 중개자를 없앤 것이 특징이다. 중개자에게 줘야 할 일정 몫을 참여자에게 돌려줄 수 있다. 소비자 A가 카드로 빵값을 치를 경우, 빵가게 주인 B는 받은 대금을 다 갖는 게 아니라 카드업체, 밴(VAN)사 등에 일정한 수수료를 줘야 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이 중개 수수료를 안 줘도 된다는 것이 블록체인 업계의 설명이다.

테라 관계자는 "'테라X'의 강점은 결제 수수료가 낮다는 것"이라며 "결제 금액의 최대 3%를 카드사, 밴사, PG업체, 은행에 지불한 기존 구조를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테라X의 결제수수료는 0.5~2%로 카드수수료보다 적게 책정될 것"이라며 "중개자에게 지불할 수수료를 없애 결국 결제수수료를 낮춰 참여자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말했다.

테라는 티몬 외에 배달 앱 '배달의민족', 여가 플랫폼 '야놀자'를 비롯해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Qoo10)', 동남아 최대 중고거래 사이트 '캐러셀(Carousell)' 등과 테라 얼라이언스를 구성했다. 4000만명의 테라X 잠재고객을 확보했다.

BK글로벌컨소시엄 역시 블록체인을 이용한 결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컨소시엄은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을 인수한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이 이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방한해 "BK글로벌컨소시엄이 중국 상하이에 있는 회사를 인수해 신규 암호화폐인 BXA토큰을 이용한 결제 시스템을 2019년 안에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BK글로벌컨소시엄이 싱가포르에 설립할 BXA(블록체인 익스체인지 얼라이언스, 가칭)는 큐텐과 암호화폐를 이용한 상품 결제를 논의 중이다. 큐텐은 구영배 전 G마켓 창업자가 만들었다. 김 회장은 "BXA토큰 수수료를 카드 수수료보다 낮게 만들고 전자상거래에 집중해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암호화폐를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 정부 주도 카드 수수료 인하와 ‘제로페이’ 등장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카드수수료는 세번에 걸쳐 내렸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카드수수료 인하 대책은 우대수수료율 적용 가맹점을 늘린 것이 골자다. 정부는 1월 말부터 카드 수수료율 인하 적용구간을 연 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확대했다. 대부분의 소상공인에 카드 수수료율 인하가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

기존에 2.05%(체크카드 1.56%)가 적용되던 연 매출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은 1.4%(체크 1.1%)로 내려갔다.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 가맹점은 기존 2.21%(체크 1.58%)에서 1.6%(체크 1.3%)로 떨어졌다. 3억원 이하 가맹점과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가맹점은 기존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제로페이는 중소벤처기업부 주도 아래 서울, 부산, 경남 등지에서 2018년 12월 20일부터 시범 사업에 들어갔다. 제로페이는 손님이 매장 계산대에 설치된 QR코드를 휴대폰 앱으로 인식하면 등록해 놓은 손님 계좌의 돈 점주 통장으로 이체되는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가게 주인이 손님 스마트폰 QR코드를 인식해도 된다. QR코드를 매개로 손님이 점주에게 계좌이체를 하는 방식이라 수수료를 ‘제로’로 만들 수 있다.

네이버페이, 페이코, 하나멤버스 등 4개 간편결제와 카드 서비스, 20개 은행 앱이 이 시범 사업에 참여했다. 제로페이는 결제 수수료 0% 이외에 소득공제 40% 혜택을 내걸고 올 3월 본격 시행을 준비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3월 말쯤 제로페이가 정식 시행될 것"며 "신용카드가 자리 잡는데 20년이 걸린 만큼 제로페이가 정착하는데도 시간이 걸릴 테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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