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기 대형트럭 개발 막바지…유럽에 1600대 공급 예정

현대자동차가 전방위 수소전기차 보급 전략에 힘을 싣는다.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에너지와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수소전기 트럭 보급을 비롯해 유럽 내 수소에너지 기반 사업 확대에 나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은 최근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차세대 모빌리티 전략의 중심에 수소전기차를 두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H2에너지(이하 H2E)와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HHM)’을 공식 출범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인철 상용사업본부 부사장(왼쪽에서 세번째)를 비롯한 현대차와 H2E 합작법인 관계자들이 출범식에서 충전 호스를 들어보였다. / 현대자동차 제공
이인철 상용사업본부 부사장(왼쪽에서 세번째)를 비롯한 현대차와 H2E 합작법인 관계자들이 출범식에서 충전 호스를 들어보였다. / 현대자동차 제공
양사는 25일(현지시각) 스위스 괴스겐에 위치한 알픽 수력발전소에서 HHM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알렸다. 합작법인은 2025년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총 1600대 규모의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유럽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H2E’는 수소 생산 및 공급 솔루션 컨설팅을 제공하는 수소 에너지 전문 기업이다. 2018년 5월 출범한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의 사업개발 및 수행을 담당한다. 현대차는 같은 해 9월 H2E와 수소전기 대형트럭 공급 MOU를 체결, 올해 4월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었다. 논의 과정에서 수주 물량도 당초 1000대에서 1600대로 확대됐다.

HHM은 스위스 지역의 다양한 대형 상용차 수요처에 현대차의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공급하고, 향후 수소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스위스를 넘어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유럽 지역 친환경 상용차 시장 공략 거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대자동차는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에 오는 2025년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총 1,600대 규모의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공급한다.

현대차가 공급할 수소전기 대형트럭은 브랜드 대표 대형 상용차 ‘엑시언트’를 기반으로 유럽 현지 법규에 맞춰 개발 중이다. 신형 수소연료전지시스템 2개를 병렬로 연결, 190㎾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한다. 1회 충전 주행거리 400㎞를 목표로 35㎏의 수소 저장탱크를 적용한다.

 현대차가 개발 중인 수소전기 대형트럭. /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가 개발 중인 수소전기 대형트럭. / 현대자동차 제공
신규법인 출범식이 열린 괴스겐 수력 발전소는 올해 말부터 수력발전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설비를 가동할 예정이다. 스위스의 첫 상업용 수소 생산 공장으로, 현대차의 수소전기 대형트럭에 필요한 수소 생산을 담당한다. 발전소 건설은 H2E와 스위스 국영 전력회사 알픽, 글로벌 산업가스업체 린데 등이 공동 출자한 3자 합작법인 ‘하이드로스파이더’가 주도한다. 여기에 HHM 역시 설립을 지원하며 스위스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에 힘을 싣는다.

이인철 현대차 상용사업본부 부사장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 대형트럭이 스위스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유럽을 넘어 다양한 국가로의 친환경 상용차 진출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롤프 후버 H2E 회장은 "수소 기술력의 선도 기업인 현대차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 친환경 상용차 확대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자부심을 느낀다"며 "H2E는 현대차와 함께 스위스의 수소 에너지 생태계 구축을 선도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럽은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 대표적인 시장이다. 유럽 주요 국가들은 수소전기차 보급의 확대를 위해 구매 보조금 및 충전소 구축 비용 분담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스위스의 경우 총 중량 3.5톤 이상 화물차에 대해 도로통행료를 부과하고 있으나, 수소전기 및 배터리전기 트럭은 이를 면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