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업 펄어비스의 2019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해외 성적이 특히 눈길을 끈다. 펄어비스가 4분기 해외에서 달성한 매출은 전체 매출의 74%에 달한다. PC는 물론, 콘솔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것도 실적 향상에 영향을 줬다.

펄어비스는 12일 실적발표를 통해 2019년 4분기 3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01.8% 늘어난 결과다. 2019년 매출은 전년 대비 33.1% 증가한 5389억원이다. 연간 매출 규모로 따지면 사상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5% 줄어든 1538억원이다.

조석우 펄어비스 재무기획실장(CFO)는 연간 영업이익의 감소 이유에 대해 "다수의 신작 개발에 따른 인건비 증가 영향이다"라고 말했다.

펄어비스는 플랫폼 다변화 전략을 통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조석우 CFO는 "펄어비스는 2019년 포트폴리오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집중했다"며 "특히 콘솔 시장에는 MMORPG가 거의 없는 점, 콘솔 기기를 온라인 환경에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고, 이 시장에서 새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펄어비스는 2019년 3월(엑스박스원)과 같은 해 8월(플레이스테이션4) ‘검은사막 콘솔' 게임을 내놨다. 출시지역은 북미·유럽과 일본, 한국, 호주 등이다. 이 게임은 한국에 비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인기가 다소 떨어지는 해외에서 성과를 냈다.

조 CFO는 "콘솔게임 결제액이 전체 게임 결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분기 3%였지만, 같은 해 4분기 17%를 차지할 정도로 늘었다"며 "콘솔게임 매출은 모바일과 달리 감소하지 않고 PC와 비슷하게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고 밝혔다.

김경만 펄어비스 최고사업책임자(CBO)는 펄어비스가 처음 콘솔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했을 당시 무모하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한국에서는 콘솔게임이 약세이고, MMORPG는 콘솔 시장에서 비주류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김 CBO는 "주변에서 무모한 도전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펄어비스는 일반 콘솔게임과 달리 패키지 대신 게임내 아이템 판매를 주력으로 해 성적 향상을 노릴 것이다"고 말했다.

검은사막 엑스박스 버전 이미지. / 펄어비스 제공
검은사막 엑스박스 버전 이미지. / 펄어비스 제공
펄어비스는 2019년 글로벌 시장에서 특히 두각을 냈다.

조 CFO는 "북미·유럽 시장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전 분기보다 4%포인트 늘어난 33%를 기록했다"며 "국내는 26%, 아시아 시장은 41%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펄어비스는 2019년 2월 일본에 ‘검은사막 모바일’을 선보였고, 12월 북미, 유럽, 동남아에 게임을 내놨다. PC버전 검은사막 게임의 경우 북미, 독일, 러시아 등에서 ‘2019년 최고의 MMORPG’로 선정되기도 했다.

펄어비스 측은 "12월 출시한 PC 검은사막용 19번째 캐릭터 ‘가디언’은 전세계에서 호응을 얻었다"며 "최근 태국, 동남아, 러시아 시장에 스팀 기반 게임을 선보인 후 특수를 누리는 중이다"고 말했다.

펄어비스 신작 4종 소개 영상. / 촬영, 편집=노창호PD

펄어비스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힘쓴다. 회사는 2019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9’에서 ‘펄어비스 커넥트’ 행사를 열고 개발 중인 신작 4종(섀도우 아레나, 도깨비, 플랜8, 붉은사막)을 소개했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CEO)는 "액션 배틀게임 섀도우아레나는 두 차례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게이머의 평균 플레이시간이나 잔존률의 지표를 볼 때 성적이 괜찮았다"며 "상반기 이 게임을 출시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6월 미국에서 열리는 E3에서 붉은사막, 도깨비 게임과 관련한 추가 정보를 공개할 예정인데, 이를 보면 게임의 개발 상황을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며 "아이슬란드 게임 개발 자회사 CCP게임즈가 중국 넷이즈와 손잡고 개발하는 ‘이브 에코스’의 출시일은 넷이즈 측의 사정에 맞춰 정할 것이다"고 밝혔다.

펄어비스는 2020년에 기술력·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 조석우 CFO는 "변화하는 게임 시장 환경에 기술적으로 발맞추기 위해 게임 스트리밍, 크로스 플랫폼, 차세대기에 맞는 게임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이라며 "이미 출시한 게임은 라이프사이클을 늘리기 위해 꾸준히 콘텐츠를 추가하고, 온·오프라인 이용자 소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