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카카오TV가 리뉴얼 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미디어 업계에 반향을 일으킨다. 미디어 업계는 카카오TV의 행보를 두고 기대와 불만이 엇갈린다.

OTT 업계는 유튜브에 대항할 국내 사업자로 자리잡아 달라는 기대감을 보인다. 하지만 방송업계는 비슷한 방송사업을 하지만 방송법상 규제를 받지 않아 규제 형평성이 맞지 않는며 볼멘소리를 낸다. 정부의 비대칭 규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 포스터 / 카카오M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 포스터 / 카카오M
4일 기준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 ‘연애혁명' 조회 수는 콘텐츠 공개 3일만인 4일 기준으로 110만을 넘어섰다. 카카오tv 채널 구독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카카오M에 따르면 오리지널 콘텐츠의 론칭을 처음 알린 26일 이후 일주일 만에 채널 구독자가 150만명(3일 기준) 증가했다.

카카오M은 이후 스타 연예인을 보유한 10여개 연예기획사를 인수하는 등 최근 콘텐츠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그 결과, 1일 카카오톡 #탭에 카카오TV를 추가, 카카오M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거 공개했다.

카카오M은 2023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드라마 6개, 예능 19개 타이틀로 총 25개 타이틀, 350여편의 에피소드를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로 선보인다.

넷플릭스보단 유튜브 대항마

카카오TV는 유튜브·넷플릭스 등 강자들이 구축한 영역에서 ‘맞짱’을 뜨려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업계는 글로벌 OTT에 대항할 새로운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광고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숏폼' 형태 콘텐츠를 내세우는 만큼 넷플릭스보다는 유튜브에 맞설 서비스로 보는 시각이 많다.

OTT 업계 관계자는 "월 구독형 서비스인 웨이브, 티빙, 왓챠와는 결이 다르다"며 "넷플릭스보다는 유튜브 대항마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기성제작콘텐츠(RMC)가 아닌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영역으로 확장할 것으로 본다"며 "프리미엄 숏폼 콘텐츠로 이용자를 모을 수 있지만, 결국 유튜브와 비슷한 모델로 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TV 콘텐츠, 방송심의 안 받나?

방송 업계는 카카오TV를 향해 못마땅한 기색을 내비친다. 콘텐츠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인데, 자신들의 처지를 고려할 때 정부의 규제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자사 제작 인력 유출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카카오M은 지상파와 케이블에서 스타 PD를 영입했다.

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방송은 방송법상 규제를 받느라 콘텐츠 제작에 제한이 많다"며 "하지만 카카오TV나 다른 부가통신사업자들은 사실상 내용 규제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며, 간접광고(PPL) 규제로부터 훨씬 자유롭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법에 맞춰 OTT규제를 강화하라는 것은 아니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도 맞지 않으니, 과도한 방송 규제를 풀어줘서 동등한 경쟁선 상에 놓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카카오TV 등 부가통신사업자의 콘텐츠는 방송심의가 아니라 통신심의 규정을 적용한다"며 "방송심의는 방송법에 따라 공공성 공정성 유지가 목표지만, 통신심의는 불법·유해정보 금지라는 목표로 최소규제 원칙을 적용하기 때문에 규정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 간접광고 문제는 웹 콘텐츠에서는 잡아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방송사들은 심의에 있어 비교적 자유로운 디지털콘텐츠 제작 쪽으로 눈을 돌린다. JTBC는 ‘스튜디오 룰루랄라’를 통해 디지털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으며 ‘와썹맨', ‘워크맨' 등의 인기 콘텐츠를 제작했다. MBC는 6월 카카오M과 글로벌향 콘텐츠 지적재산권(IP)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OTT 진흥정책과 함께 규제 미비에 따른 부작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은 "정부가 OTT 활성화 정책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숏폼 형태 콘텐츠는 이제 막 생겨나기 때문에 규제하기보다는 지켜봐야 할 단계다"며 "하지만 다중채널네트워크(MCN)에서 자극적인 콘텐츠가 생산되는 부작용이 있었듯이, 새로운 형태 플랫폼에서 간접광고 문제나 자극적인 콘텐츠가 생산될 여지는 있으므로 이에 대한 경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M 관계자는 "온라인 동영상은 통신소위의 소관이다"며 "관련해서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는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카카오M 내부에 심의 전담 인력을 두고, 모든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사전 심의를 철저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