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조건부 승인

입력 2021.08.24 16:30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결론만 남았다. 과기정통부가 유료방송 시장 변화에 따른 기업 결합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만큼 이번 결합 심사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 로고 / IT조선 DB
공정위,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조건부 승인

24일 공정위는 위성방송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에이치씨앤(HCN) 주식취득 건을 심의한 결과 조건부 승인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유료방송 시장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결합을 승인하되, 디지털 및 8VSB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고자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 8VSB는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해주는 주파수 전송 방식이다.

시정조치 이행 기간은 2024년 12월 31일까지다. 시정조치에는 7개의 의무가 부과됐다. 케이블 TV 수신료의 물가상승률 초과 인상을 금지하고, 단체 가입 수신 계약 체결 거부나 해지를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전체 채널 수와 소비자 선호 채널의 임의 감축을 금지하고, 신규 및 전환 가입시 불이익 조건을 부과하는 행지도 금지 대상에 올랐다. 수신계약 연장과 전환 거부나 고가형 상품 전환 강요도 금지다. 채널 구성 내역이나 수신료를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사전에 고지하는 의무도 함께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수신료 인상이나 채널 수가 변경될 시 14일 이내 보고하도록 했다. 기업 결합을 완료한 날부터 1년이 경과된 후에는 이같은 시정조치 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결합 전, 후의 현대HCN 및 현대미디어 지배구조 변동 현황 표 / 공정위
결합에 따른 경쟁 제한성은 의무조치 부과로 보완

공정위는 이번 결합 심사에서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 관련 시장을 모두 살펴 획정한 후 기업 결합 유형과 경쟁 제한성을 각각 판단했다.

방송 부문에선 디지털 유료방송 시장과 8VSB 유료방송 시장을 나눠 살폈다. 8VSB는 디지털 송출을 지원하지만 IPTV, 위성방송 등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만큼 별도 방송 시장으로 구분해 살폈다. 통신 부문에선 초고속인터넷 시장(KT스카이라이프, KT, HCN)과 유선전화 시장(KT, HCN)으로 구분했다.

공정위는 이번 결합이 방송, 유무선 통신 사업을 포함한 KT 계열과 유료방송사업자(SO), 콘텐츠, 유선통신 사업을 진행하는 현대HCN 계열 간 결합으로 봤다. 수평 결합 외에 수직, 혼합 결합이 함께 발생한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결합 유형을 살핀 결과 다수가 수평 결합이지만 방송채널사용사업(PP)이나 홈쇼핑방송 채널 전송권 구매 시장에선 수직 결합 형태가 나타났다.

공정위는 10개 관련 시장 중에 디지털 유료방송과 8VSB 방송 등 2개 시장에서 결합에 따른 경쟁 제한성이 생긴다고 봤다. 디지털 유료방송 시장에선 결합으로 인한 합산 시장 점유율과 경쟁 압력 약화 등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른 방송 요금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8VSB 시장에선 서울 관악구와 동작구, 부산 동래구와 연제구 등 8개 방송구역에서 시장 점유율이 100%인 만큼 독점 사업자가 될 수 있다. 기존에 업체 간 경쟁에 따른 8VSB 상품의 채널 단가가 낮아지던 상황에서 이번 결합으로 요금 인상 유인이 존재한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KT스카이라이프, 현대HCN의 시장별 결합 유형표 / 공정위
KT스카이라이프, 과기부 승인만 앞뒀다

공정위는 이번 조건부 의결 조치가 방송통신 융합을 지원함과 동시에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의의를 지닌다고 밝혔다. 2019년 LG유플러스와 CJ헬로비전의 결합, 2020년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결합 등 최근 진행되는 방송통신사업자 간 결합에 있어서 기준을 제시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공정위 측은 "이번 심사는 방송통신 규제 기관(과기정통부, 방송통신위원회)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진행한 첫 기업결합 사례다"며 "심사 과정에서 관계 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등 상호 협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급변하는 기술, 혁신 시장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기업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도록 신속히 심사를 진행하겠다"며 "경쟁 제한에 따른 폐해는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KT스카이라이프는 2020년 7월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HCN 매각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후 10월 현대HCN과 현대미디어 주식을 각각 100%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해 11월엔 공정위에 기업 결합을 신고했다. 현재는 현대HCN만 인수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현대미디어는 올해 설립된 KT스튜디오지니가 KT스카이라이프로부터 계약상 매수인의 지위를 이전 받아 인수를 진행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앞으로 과기정통부 승인만 남겨뒀다. 과기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과 방송법을 근거로 결합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 시장 변화에 따른 기업 결합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7월에는 기업 간 결합에서 발생하던 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유료방송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유료방송 업계는 이같은 과기정통부 행보를 토대로 정부가 이번 결합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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