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카카오 먹통' 사태를 유발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를 놓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관리와 대응이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데이터센터 안전 조치 점검과 사고 발생 후 대응 등이 미흡했다고 질책했다.
장 의원은 "정보통신망법 46조에 따라 점검에 의무가 있지만 43개 사업자는 서면으로만 점검했고 28개 시설에 대해서만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며 "화재가 발생했던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역시 지난해 서면으로만 점검했고 지난 2019년 KT IDC 화재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법에 근거해서 제대로 점검하는게 맞다는 지적이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점검 관리 부실을 문제점으로 꼬집었다. 고 의원은 "이번 사건이 발생하고 나니 여기저기에서 구멍들이 발견되고 있다"며 "관리 지침에 따르면 모의 훈련을 연 1회 실시하게 돼있고 지난해 SK㈜ C&C 데이터센터는 준비와 처리 수행력이 우수하다고 평가됐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모의 훈련은 전체 시스템이 불능인 극단적 상황을 규정하고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매번 1개 서비스만 훈련 대상이 되는 점도 문제고 향후 이를 실제 상황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화재 사고 발생 직후 과기정통부 늦은 대응에 문제를 제기했다. 정 의원은 "부가통신서비스지만 사실상 전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현장 방문은 약 19시간이 지난 다음 날에 이뤄졌다"며 "방송통신재난본부로 격상해 본격정인 대응에 나선 것도 20시간만에 대통령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서비스가 중단된 상황에서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장관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종호 장관은 이와 관련해 "화재를 빠르게 진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관련 지시를 통해 수습하려고 노력했다"며 "사고 순서를 명확히해 이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기술적 조치를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종호 장관은 앞서 16일 SK C&C 데이터센터를 찾은 자리에서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해 사과의 말을 전한 바 있다. 이 장관은 "서비스 장애로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드리게 된 데 대해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uzzon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