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오히려 중장기 관점에서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7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시장 수요가 위축된 건 맞지만 선제적으로 수요를 대비해야 한다"며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본적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 부사장은 이어 "고객사의 재고조정 폭이 커서 수요 약세가 보이는데 내년에 데이터센터 증설도 확대되고 신규 CPU를 위한 DDR5 채용도 늘 것으로 본다"며 "일부 외부기관 중에서도 D램 중심으로 하반기 시황 개선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해 1월 평택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해 1월 평택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 삼성전자
그는 또 CAPEX(설비투자)와 관련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적정 수준으로 인풋(input) 투자를 지속하고, 업황과 연계해서 설비투자를 유연하게 운영한다는 투자 기조는 동일하다"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이익 기반을 만들어나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시장도 내년 중 회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시장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달리 내년 회복 가능성을 낮게 전망한다"며 "낸드 재고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고 우수한 원가 경쟁력 관점에서 가격 탄력성을 활용해 수요를 선제적으로 창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3대 응용처로 확대 전망"

중요성이 커지는 차량용 반도체는 향후 3대 응용처로 수요를 확대할 계획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 진입한 이후 LPDDR4, LPDDRX, 고용량 UFS 2.1 등 기술 중심으로 품질에 집중해 7년 연속으로 매출 신기록을 달성 중이다.

삼성전자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차량용 반도체의 중요성이 점점 커질 것으로 보고 있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면 차량을 위한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 자체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2030년 이후에는 자동차 전장 응용이 서버 모바일과 함께하는 3대 응용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는 서버급 SSD 등 고성능·고사양 제품 라인업을 선제 마련하고, 구상 중인 ‘바퀴 달린 서버’ 개념도 구체화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생산라인 내부 모습 /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생산라인 내부 모습 / 삼성전자
"파운드리, 내년 하반기 HPC 중심 수요 회복"

올해 파운드리 부문은 선단공정 비중 확대로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 달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4분기 파운드리 선단공정 비중 확대로 최대 생산 최적화와 전 응용처 수요가 견조해 (실적이)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2년 기준으로 최고 매출과 이익 달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파운드리 수요는 내년 상반기까지 불확실성이 크고, 내년 하반기부터 HPC(고성능컴퓨팅) 중심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중장기 관점에서 첨단 공정 수요는 HPC 중심으로 견조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당사는 선단 노드 투자, 신속한 램프업을 위한 멀티패스 구축, 수율 개선, 고객사 멀티벤더 전략 활용 등으로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갤럭시Z플립4 X BTS’ 스크린 영상에서 RM이 갤럭시Z플립4를 들고 있는 모습 / 이광영 기자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갤럭시Z플립4 X BTS’ 스크린 영상에서 RM이 갤럭시Z플립4를 들고 있는 모습 / 이광영 기자
2023년 스마트폰 소폭 성장…폴더블·갤럭시S 플래그십 집중

삼성전자는 재고 자산이 57조3000억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회사는 "DX 부문은 글로벌 이슈로 인해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재고를 확보했다"며 "하반기 들어서는 안정화 중에 있다"고 했다.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6400만대, 태블릿은 700만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은 220달러다.

삼성전자는 "4분기 스마트폰과 태블릿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성장할 것이다"라며 "다만 ASP는 전분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2023년 스마트폰 시장 전체는 전년 대비 점진적으로 회복해 소폭 성장할 것이다"라며 "플래그십 시장은 글로벌 경기 불황 영향이 적어 좀 더 높은 성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대중화에 이어 폴더블 고성장 모멘텀 이어가고, 갤럭시만의 핵심 경험과 정체성을 더욱 강화한 새로운 '갤럭시 S'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 중이다"라고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IMID 2022'에서 공개한 TV용 77형 QD-OLED /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IMID 2022'에서 공개한 TV용 77형 QD-OLED / 삼성디스플레이
"TV 시장 정체 전망…QD-OLED 판매 늘린다"

글로벌 TV 시장은 향후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에도 대외 환경적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전체 TV 시장은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초대형 등 프리미엄 수요는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또 "삼성디스플레이는 상반기에 LCD 사업을 중단했고 QD-OLED 에 현재 집중을 하고 있는 상태다"라며 "현재 빠르게 수요를 높여가고 있고, 제품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팬데믹 이후에 영상 시청, 게이밍 등에서 스마트폰에서 요구되는 고급 디스플레이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도 분명히 이어지고 있다"며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량을 늘리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3년 AR·VR 시장의 본격 성장에도 대비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3년 본격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시장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기술 개발과 공급망(SCM) 기술 갖춰 리더십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