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본업인 '통신'을 앞세워 올해 2분기 통합 영업이익 1조원을 유지했다. 다만 통신 영역 정체 속도가 뚜렷한 만큼 앞으로 인공지능(AI)과 같은 '탈통신' 영역으로의 체질개선이 숙제로 떠올랐다.

한 시민이 2월 22일 오후 서울의 한 휴대폰 매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 뉴스1
한 시민이 2월 22일 오후 서울의 한 휴대폰 매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 뉴스1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총 1조2855억원에 달한다. SK텔레콤이 가장 많은 5375억원으로 KT 4940억원, LG유플러스 2540억원 등이다. 올해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전분기 합산 영업이익(1조2259억원)과 비교하면 596억원 많지만 전년 동기(1조3283억원)와 비교하면 428억원이 적다. 

SK텔레콤의 경우 올해 2분기까지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는 1620만명으로 올해 1분기(1590만명)보다 30만명 늘었다. 5G가 전체 무선 영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0%에서 71%로 소폭 늘었다. 특히 2분기 로밍 고객도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약 123만명으로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세를 기록했다.

KT는 5G 가입자가 전체 핸드셋 가입자 중 75%에 달하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로밍 사업과 알뜰폰(MVNO) 성장으로 무선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성장했다. 유선 사업도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유지했다. 초고속인터넷은 유지가입자 약 990만을 달성했으며, 기가인터넷 가입자 중 1G 속도 가입자 비중이 늘어나는 등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LG유플러스도 2분기 모바일사업에서 이동통신(MNO), MVNO 등 총 가입회선 증가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했다. 5G 가입회선도 전년 동기 대비 12.3% 늘어난 741만3000개로 집계됐다. 

하지만 SK텔레콤과 KT의 경우 전체 무선 가입자 중 5G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이 넘고 LG유플러스도 67.7%에 달하는 등 한계가 뚜렷한 모양새다. 

실제로 SK텔레콤의 2분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는 2만9298원(알뜰폰 제외·사물인터넷 포함)으로 지난해 동기(2만9920원)보다 소폭 하락했다. KT는 3만4507원(알뜰폰 제외·사물인터넷 제외)으로 지난해 동기(3만3948원)보다 559원 올랐다. LG유플러스는 2만4023원(알뜰폰 제외·사물인터넷 포함)으로 지난해 동기(2만8311원)보다 4000원 넘게 줄었다.

이에 이통3사 모두 문제의식을 가지며 앞으로 AI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SK텔레콤은 앞으로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을 위해 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개인형 AI 비서(PAA)를 준비할 방침이다. 또 AI 역량 확보를 위한 지분투자도 확대 중이다. 올해 AI 지분투자액은 3170억원으로 예정돼 2023년(2110억원)보다 1000억원 더 많다. 이미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AI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3억달러(약 401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KT는 '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AICT) 컴퍼니' 도약을 위해 AI 투자에 힘을 준다. 6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클라우드 협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9월까지 구체적인 협력 영역을 상세화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인 '익시젠'을 활용해 일반 고객 대상 서비스(B2C)와 기업 고객 대상 서비스(B2B), 네트워크 등 전 사업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올해 4분기 내에 AI 통화녹음 서비스 '익시오'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AI 영역에서 당장 큰 폭의 수익화를 기대하기에는 무리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당분간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면서 미래를 내다보는 인내를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AI에서 당장 수익을 노리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실적이 크게 좋지는 못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