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쓰 리딩 AX 컴퍼니'(Growth Leading AX Company·인공지능(AI) 전환으로 고객의 성장을 이끄는 회사)처럼 우리 LG유플러스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을 성장시키는 것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LG그룹의 초거대 AI '엑사원'에 기반한 LG유플러스 자체 소형언어모델(sLLM) '익시젠'의 개발을 주도한 한영섭 AI테크랩장(담당)은 LG유플러스 자체 기술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을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6월 생성형 AI이자 sLLM인 익시젠을 내놨다. LG유플러스는 익시젠이 인간처럼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대화와 고도화된 예측 등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또 가볍고 빠르게 AI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한영섭 담당은 익시젠 출시 3개월이 지난 9월 26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IT조선 기자와 만나 "익시젠은 실제로 인간처럼 대화를 잘 이해한다"며 "인간처럼 사고한다는 것은 대화를 더 잘 이해하고 대화를 더 잘 요약하고 대화 안에서 고객이 할 일을 제대로 추천해준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이 AI 관련 경험 등을 통해 삶에 필요한 여러 좋은 기술과 기능들을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한영섭 LG유플러스 인공지능(AI)테크랩장(담당)이 9월 26일 용산사옥에서 IT조선 기자를 만나 익시젠을 주제로 인터뷰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한영섭 LG유플러스 인공지능(AI)테크랩장(담당)이 9월 26일 용산사옥에서 IT조선 기자를 만나 익시젠을 주제로 인터뷰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다음은 한영섭 담당과 일문일답.

―LG유플러스는 '익시젠' 출시 당시 특징을 "인간처럼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다"고 정의했다.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무엇인가

"익시젠은 여러 빅테크 기업이 내놓는 거대언어모델(LLM)처럼 모든 영역을 커버하는 종류의 기술은 아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통신사니까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굉장히 강하지 않나. 익시젠은 실제로 대화를 잘 이해한다. 

LG유플러스 고객이 인터넷TV(IPTV), 주문형비디오(VOD) 등을 사용할 때 챗봇을 쓰면 기존보다 더 좋은 성능을 발휘한다. 인간처럼 사고한다는 것은 대화를 더 잘 이해하고 대화를 더 잘 요약하고 대화 안에서 고객이 할 일을 제대로 추천해준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챗봇 사용 시 AI가 고객 질문의 의도만 분석한 뒤 정해진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현재 익시젠은 답변이 정형화돼 있지 않다. 우리가 어느 부분을 특화하면 그 영역의 대답을 굉장히 잘 만들어낸다."

―현재 이동통신 3사 모두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을 내세우고 있다. 익시젠 만에 차별점이 있다면

"이통3사 AI 전략이 조금씩 달리 직접적인 비교는 조심스럽다.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 기술에 기초해 익시젠을 만들었기 때문에 얼마나 빠르게 이를 고객 서비스에 최적화할 수 있느냐가 목표였다. 즉 이미 잘 만들어진 파운데이션을 어떻게 하면 빠르게 서비스에 적용하고 최적화할 수 있을지 깊이 연구했다.

다만 SK텔레콤과 KT는 파운데이션 자체를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에 투자 비용도 많이 들어가고 있다. 최근 사례를 보면 파운데이션 모드를 오픈소스로 풀어버린다. 현재 파운데이션 모델을 가져다가 활용하는 측면으로 기술의 발전이 굉장히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시간과 비용 관점에서 LG유플러스의 전략이 조금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통3사가 최근 AI를 통신 업무 외 다양한 사업에 적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 KT는 AI고객센터인 '믿음'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LG유플러스가 앞으로 가장 크게 접목하려는 분야는 AI 에이전트 분야인가

"자유롭고 편하게 하는 대화를 요약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 LG유플러스는 고객과 고객센터를 통해 대화한다. AI와 사람 간 대화, 사람과 사람 간 대화 등을 AI가 제대로 이해하는 게 LG유플러스의 전략이자 방향이다.

AI콜센터(AICC)도 그렇고 IPTV도 그렇고 분야를 계속 확장하려고 한다. 결국 고객과 접점을 뜻하는 대화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IPTV라는 매개체 안에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만드는 것이다.

AI 에이전트는 사내에서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워크 에이전트'라고 해서 업무 에이전트로 활용 중이다. 예를 들어 상담사들이 고객이랑 통화할 때 모르는 부분을 AI가 미리 정보를 찾아서 올려주는 등 상담사에게 도움을 주는 식이다."

―익시젠 출시 당시 LG유플러스는 글로벌 빅테크, 기술 전문기업 등과 적극적인 협업을 펼치는 '멀티 LLM' 전략 확대를 선언했다. 황현식 대표가 올해 2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현지에서 만났던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메타 등과 협업 가능성은

"당연히 글로벌 텔코(통신사) 사례라든지 저희와 얼라이언스가 맺어져 있는 기업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것은 명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LLM의 언어적인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지금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SK텔레콤의 AI 통화비서 '에이닷'이 개인정보 침해 논란으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조사받기도 했다. 연내 출시 예정인 LG유플러스의 AI 통화비서 익시오는 해당 논란에서 자유로운가

"경쟁사를 언급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LG유플러스 얘기만 하겠다. 현재 MZ세대는 익명의 전화를 받는 것은 두려워하지만 프라이버시는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LG유플러스는 기술적으로 가급적 고객의 음성을 서버에 저장하거나 가공하지 않는 점을 지향하고 있다. 또 고객 음성이 다르게 활용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철저함을 더하기로 전략을 짰다.

이번에 론칭되는 서비스라 법무팀, 대응센터 등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저희도 법적인 근거 관련해서 논의를 많이 하고 있다."

―최근 AI 기술을 이용한 딥페이크(Deepfake) 허위 사진·영상 문제가 심각한데

"전화로 "엄마 살려줘"라고 소리 치고 곧바로 돈을 보내라고 문자를 보내면 이를 들은 사람 뇌는 그 목소리를 판별하지 않고 그냥 '내 자식'이라고 인지한다고 한다. 하지만 AI는 그 보이스를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할 수 있다. 고객 폰 안에 가족이나 친구 보이스 특성을 분석해 나중에 보이스피싱을 노리고 사칭 전화가 왔을 경우 가려낼 수 있는 기능 등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익시젠 개발로 LG유플러스가 추구하는 점은 무엇인가

"회사의 신규 슬로건인 '그로쓰 리딩 AX 컴퍼니'(Growth Leading AX Company·AI 전환으로 고객의 성장을 이끄는 회사)처럼 우리 LG유플러스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을 성장시킨다는 측면을 추구한다.

사실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B)에서 고객을 성장시키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실질적으로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는 않기에 고객이 AI 관련 경험 등을 통해 삶에 필요한 여러 좋은 기술과 기능들을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LG유플러스가 실제 AI로 서비스를 만들고 했던 경험들이 고객에게 잘 이전이 된다면 고객들도 성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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