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인간의 고유성을 증명할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월드코인과 월드아이디를 시작하게 된 계기다.”
알렉스 블라니아(Alex Blania) 툴스 포 휴머니티(TFH)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창업자는 3일 서울 성동구 더와인콜렉티브 성수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AI의 부상으로 인터넷 환경에서 우리가 실제 인간과 상호작용하는지, 아니면 그 상대가 AI인지 명확히 구별해야 할 상황이 올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TFH는 월드코인과 이를 지급 받기 위해 발급되는 월드아이디를 관리하는 월드앱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으로, 국내에서 간담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라니아 CEO는 다가오는 인공지능(AI) 시대에 POH(Proof Of Human, 인간 증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AGI(범용인공지능)가 10년 이내에 도래할 것이고 우리는 POH에 기반한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따라서 우리는 전세계 수십억명 모두 구별할 수 있는 홍채 기반 아이디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TFH는 월드코인을 지급하는 수단으로 ‘오브(Orb)’라는 홍채 인식 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의 홍채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연결하고 월드아이디를 지급한다. 이 아이디는 가상자산 지갑인 월드앱을 만들고 이 안에 월드코인을 보관하는 식이다.
홍채 인증을 거치면 대가로 아이디 소유자에게 소량의 월드코인도 지급한다. 지난해 7월 월드코인이 출시된 이후 현재 650만개 이상의 월드아이디가 발급됐고 160여개 국가에서 사용 중이다.
블라니아 CEO는 기존 휴대전화 인증 방식으로는 수십억명의 POH를 구별하기에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지문, 안면인식 방식은 휴대전화 이용자가 한 명이라 문제가 없지만 글로벌 네트워크 시스템에서는 전세계 사람들 개개인을 식별해야 하기 때문에 홍채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일 오브에 탑재된 기능이 더 발전해 휴대전화 단말기에 넣을 수 있고 제조사들과 협업 한다면 휴대전화로도 인증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블라니아 CEO는 월드코인의 실제 화폐로서 역할에 대해서 “월드코인이 환금성을 지니려면 우선 폭넓게 차용돼야 한다”며 “일차적으로 1억5000만 이용자를 모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는 초창기라 일부 크립토, 게임 회사 등 외에 월드아이디 활용 사례가 별로 없다”면서도 “사용 기반이 확장되면 향후 몇 년 안에 엑스(X, 옛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홍찬 기자 hongcha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