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두고 미국 전문가들은 공항 활주로 끝에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이 사고를 키우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의 3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항공기 파일럿 출신 더그 모스는 공항의 구조가 이번 사고를 키우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활주로를 평평하게 설계하는 데 큰 비용이 들고 활주로에 경사가 존재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며 “이번 사고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의 구조는 최악이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나는 것을 예상하고 설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참사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의 구조물은 4미터(m) 높이의 흙으로 덮은 콘크리트 둔덕 위에 여객기 착륙을 돕는 로컬라이저가 설치돼 있는 구조다. 미연방항공청(FAA) 규정에 따르면 활주로 끝에서 100피트(305m) 구역 내 설치된 모든 구조물은 부서지기 쉽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존 콕스 항공 안전 컨설턴트는 “사고기가 활주로를 달리는 영상을 보면 파일럿들이 통제력을 유지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구조물이 없었다면 안전하게 멈출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하산 샤하디 미국 비영리 단체 항공안전재단 회장 역시 “공항 내 배치되는 구조물은 국제 표준에 따라 결정된다”며 “조사관들은 이런 구조물이 규정을 준수해 배치됐는지 알고 싶어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활주로 근처 구조물은 항공기와 충돌 시 부서지기 쉽게 설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랜딩기어 미작동에 대한 의견도 있다. 로버트 섬왈트 미국 교통안전위원회 전 의장은 “기장으로서 10년 동안 사고기와 같은 보잉 737 계열의 항공기를 조종했는데 랜딩기어는 상황에 따라 파일럿이 수동으로 내일 수 있다”며 “사고기의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은 점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이 사망했으며 국토교통부는 참사 사흘째인 31일 사망자 179명 중 174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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